끊임없는 창작열정이 시들지 않는 강철꽃으로 피어났다.
김기용 작가의 초대전이 오는 29일까지 전주 여명카메라박물관에서 열린다. 김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했지만 정체성의 갈등과 함께 생업을 위해 공단의 철공소에 들어가 공장장까지 지냈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면서도 잠재된 창작의지를 꺾을 수 없던 그는 현재 철공 작업장을 운영하며 조각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강철 같은 시간, 꽃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석과 강철을 결합해 자연과 인위의 조화를 꾀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화 필선들을 녹이고 용접한 스테인리스 파이프로 구현하고, 평범한 돌조각들을 강철파이프로 연결해 하나의 구조물을 만들거나 현무암의 형태와 질감을 살려 만들기도 한다.
비바람에 자연스럽게 마모된 돌은 그 자체로서 인고의 시간을 품고 있다. 스테인리스 파이프를 녹여 연결한 자리에 아크릴 작업으로 피어난 흰 들꽃들은 무수한 삶의 질곡을 이겨낸 인간의 생애처럼 느껴진다. 돌들에 강철을 녹이고 휘어 들꽃을 피워내는 그의 작업은 얽히고설켜 삶을 살아내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그는 영남대 동양화학과를 졸업했으며 다수의 전시 경력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