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A씨(45)는 은행 대출금 8000만원을 갚을 길이 막막해지자 법원에 개인회생 신청을 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업초기에는 어느 정도 수익을 올렸지만 같은 동네에 2∼3년 새 치킨집이 2곳이나 생기는 바람에 매출이 줄면서 은행 이자조차 갚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2금융권 대출을 알아봤지만 신용등급이 떨어져 이자가 턱없이 높아 결국 법무사를 통해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
A씨는 “가게를 접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일정 기간 일정액수를 갚으면 빚도 면제 된다고 해 개인회생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북의 가계대출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채무자들의 각종 회생관련 지표가 암울하기만 하다.
5년 새 법원에 접수된 도내 개인회생 사건은 80%넘게 증가했고, 지난해 신용회복 위원회에 접수된 워크아웃 신청 수 역시 전년도에 비해 늘어났기 때문이다.
10일 대법원과 신용회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주지법 관내에 접수된 개인회생 사건 수는 3034건이었다.
이는 지난 2011년 접수됐던 1680건에 비해 5년 새 80.6% 증가한 수다.
전주지법에 접수되는 개인회생 사건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이를 보이고 있는데, 연도 별로 보면 2012년 2217건, 2013년 2713건, 2014년 3151건 등이다.
개인회생 사건은 채무액이 무담보채무의 경우에는 5억원, 담보부채무의 경우에는 10억원 이하인 개인채무자가 신청대상이다.
장래 계속적으로 또는 반복해 수입이 있다면 3년 내지 5년간 일정한 금액을 변제하고 나머지 채무를 면제 받을 수 있는 법원의 도산관련 민사 절차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신청하는 개인 워크아웃 신청 역시 늘어났다.
지난해 신용회복위원회에 신청한 신용불량자를 대상으로 원금 감면을 지원하는 ‘개인 워크아웃’ 신청은 도내에서 2713명이 신청했으며, 전년도 2349명에 비해 300명 이상(15.5%) 늘어났다.
신용불량자가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자 감면을 지원하는 ‘프리워크아웃’도 2014년 325명에서 지난해 410명으로 29%늘었다.
이 같은 도내 각종 개인 회생관련 지표의 증가세는 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부터 각종 대출 자격이 까다로워지면서 가계자금 융통의 난망,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회생 신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