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시대에 살았을 법한 거대한 거북이와 그에 비해 왜소해 보이는 사내가 마주하고 있다. 서로 기세를 겨루듯 대치하고 있는 것도 같고, 묵언으로 교감하고 있는 것도 같다. 이것은 마치 이 세상에 단 둘만 남은 종과 종, 존재와 존재의 독대다.
최원석 작가의 개인전 ‘숨비소리-죽음과 고독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오는 15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물 밖으로 올라와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다. 스쿠버다이빙이 취미인 작가는 물속에서 순간적인 패닉을 느낀 순간 삶에서 숨이 턱턱 막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삶이 곧 죽음이며, 인간은 죽음과 고독을 살아내는게 아닐까.
그는 이러한 경험을 작품으로 연결했다. 이제는 멸종돼버린 장수 동물인 갈라파고스 육지거북이가 150여 년 동안 홀로 산 세월은 사실 죽음일 수도 있다. 갈라파고스 육지거북이와 작가의 자화상을 함께 배치한 작품에서는 절대고독이 느껴진다.
작가는 “우리의 삶은 고독의 연속이고 어쩌면 이미 죽음일 수도 있지만, 이 또한 결국은 ‘살아있음’이기에 아름답다”고 말했다.
원광대학교 순수미술학부 조소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