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연임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 "디딤돌 프로젝트 추진, 전북지역 문화융성 실현하겠다"

▲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이 전북 문화융성을 위한 ‘디딤돌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봉주 기자
제23대 (사)한국예총 전라북도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한 선기현(59) 회장. 선 회장은 전북예총 역대 회장 가운데 첫 3연임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40대 기수론을 들고 전북 문화예술계에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겠다며 전북예총에 입성해 8년 여 동안 이끌어왔다. 선 회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시·군지역과 장르를 두루 살피고, 교류사업을 확대하는 등 전북예총의 위상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선거에는 단독후보로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지만 전라북도의 문화예술단체 지원사업비가 크게 삭감돼 난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했다. 선 회장에게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들어봤다.

 

- 전북예총 회장으로 첫 3연임 입니다. 소감이 어떠십니까.

 

“여러 가지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무엇보다 전북문화예술계 전망이 밝은 상황이 아닙니다. 하지만 진행 중인 일들이 많아 정리를 한다는 차원에서 3선에 도전했습니다. 원로예술인과 지인의 권면도 있었습니다. 물론 욕심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심리적인 부담감이 첫 당선 때보다 큽니다.”

 

- 말씀하신대로 지역 문화계가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데요, 특히 전라북도의 문화예술계 지원예산이 예년보다 크게 삭감됐습니다. 문화예술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대처할 계획이십니까.

 

“문화예술은 미래를 보고 장기적으로 투자해야할 부문입니다. 문화예술 활동 자체를 경험하면서 얻는 성과가 크지요. 어릴 때 예술활동을 경험한 아이들이 예술인을 꿈꾸게 되고, 다양한 예술활동을 통해 결실을 맺는 것인데, 예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따라서 먼저 전북도와 의회가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예술인 스스로의 반성도 필요하고, 예술인단체가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예술계가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 전북 문화계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북은 예술인단체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문화예술자원이 풍부한, 본향 같은 곳인데 최근 들어 위상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예술인 유출이 심각합니다. 인근 광주나 수도권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역에서 창작활동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술인 일자리나 복지문제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 그렇다면 예술인 일자리 확대나 복지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있습니까.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등을 적극 개발해 일자리창출로 연계하고, 자녀 장학금 제도와 저작권 보호사업 등을 펼칠 계획입니다. 예술교육강사에 예술인단체가 적극 참여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같은 형태도 적극적으로 고민하겠습니다. 시각예술자원을 상품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공연예술은 공연단을 만들어 공모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 회장 당선 후 ‘디딤돌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디딤돌 프로젝트가 무엇입니까.

 

“전북지역 문화융성을 위한 방안입니다. 크게 다섯가지로 계획하고 있는데요, 예술인 창작활동 지원과 문화소외계층 지원, 예술인 복지사업, 메세나운동, 시군지부 설립입니다. 예술인들이 마음껏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 다문화계층과 농촌지역 등 상대적으로 문화소외지역 주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열어주려고 합니다. 기업들의 메세나 운동도 이들 활동과 연계돼 있습니다. 예총이 예술인과 문화수요자, 기업을 조화롭게 엮는 일을 할 계획입니다. 시군지회도 한 곳 이상 설립할 방침입니다. 현재 임실 순창 무주 장수 지역에 예총 지회가 없습니다. 예술인단체가 만들어지면 아무래도 창작활동 여건이 나아지고, 주민들에게도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디딤돌 프로젝트는 예술을 매개로 예술인과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의 문화예술자원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

 

- 임기동안 반드시 추진하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14개 시군지역 모두 문화예술을 향유할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4곳에 예총 지회가 없는데요, 임기 중에 1~2곳 지회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특히 시군은 다문화 주민들이 많다는 점에서 문화를 통한 소통과 동화를 위해서도 지회 설립에 공을 들일 계획입니다. 예술인 창작공간 마련에도 관심이 큽니다. 창작여건을 개선하는 일도 반드시 할 작정입니다.”

 

● [선기현 회장은] 젊은작가 의기투합 현대미술 운동 주도

 

1957년 전주에서 태어난 선 회장은 중고등학교시절 화가의 꿈을 키웠다. 원광대학교 미술대학에 진학해 구상 중심의 주류미술에 반기를 든 그에게 대학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선 회장은 영화에도 관심이 많았다. 대학 졸업 후 서울 충무로에서 영화미술을 익혔고, 무역회사에서 미국 유학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선 회장은 전업작가로서 바지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젊은 작가들과 의기투합해 쿼터그룹을 만들어 현대미술 운동을 벌였고, 도에서 개최하던 전라북도 미술대전을 미술인들이 주관하도록 바꾸기도 했다. 예총 회장을 맡아 대외활동이 크게 늘어났지만 지금도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작업은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이자 에너지를 얻는 시간이다. 선 회장은 1988년부터 2014년까지 매해 친구인 김두해 이흥재 작가와 삼인전을 열었으며, 1996년에는 임실의 한 폐교에 전병관 김한창 작가와 오궁리미술촌을 열기도 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과 한국미협 전북도지회장을 지냈으며, 전주종이문화축제 운영위원장과 전주한지문화축제 실행위원장 및 총감독, 전주문화재단 이사장 대행도 역임하는 등 전북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현장을 지켰다.

 

현재는 쿼터그룹 멤버(QUARTER GROUP MEMBER)고문, 목정문화재단 이사 및 운영위원, 도립미술관 운영위원, 풍남문화법인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