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운전면허 학과시험 문제 출제 범위가 확대되고 장내 기능시험 난이도가 상향될 예정인 가운데 운전면허 취득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면허를 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도로교통법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한 이후 운전면허시험장과 학원을 찾는 응시생들이 적게는 12%에서 많게는 15% 가까이 증가하는 등 운전면허시험이 비교적 쉬울 때 따려는 사람들로 면허시험장과 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달 26일 초보운전자의 안전운전 역량 제고를 위해 운전면허시험을 개정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올 하반기 부터 시행될 이번 개정안은 운전면허시험 과목 중 학과시험은 물론, 장내 기능과 도로주행 항목 등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학과시험은 현행 문제은행 730문제 방식으로 운영하던 것이 보복운전 금지 문항 등이 추가되며 1000문제로 늘어나 교통법규 준수 평가가 강화됐다.
장내 기능도 평가 항목과 실격 사유가 기존 2개 항목이었지만 직각 주차(T자) 등이 추가되며 각각 7개까지 확대됐다. 반면 도로주행은 87개 평가 항목이던 것이 긴급 자동차 길 터주기 등 불필요한 문항이 없어지며 59개로 축소됐다.
이처럼 운전면허시험의 불필요한 문제들이 사라지고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어려워지다 보니 ‘쉬울 때 따자’는 응시생들이 방학시즌과 맞물리며 점점 운전면허시험장으로 몰리고 있다.
14일 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에 따르면 도로교통법시행규칙 개정안 발표 이전인 지난달 21일부터 6일간 응시생은 학과시험 948명과 기능시험 283명, 도로주행 154명 등 1385명이었다.
그러나 개정안 발표 이후인 지난달 28일부터 6일간 응시생은 학과시험 991명(4.54%↑)과 기능시험 344명(21.6%↑), 도로주행 221명(43.5%↑) 등 1556명(12.3%↑)을 기록하며 전 영역에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주운전면허시험장을 찾는 인원은 적성검사 갱신과 운전면허 시험으로 하루 평균 350~400여명 수준이었지만, 겨울방학 시즌과 도로교통법시행규칙 개정안 발표 이후 500~600여명으로 늘면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운전면허학원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전주의 D운전면허학원 관계자는 “운전면허시험 강화 소식에 상담전화가 늘고 있으며, 지난달에 비해 수강생도 15% 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 관계자는 “운전면허시험이 하반기 변경된다는 소식에 시험 문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시험 개정 전까지는 증가세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