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다. 불황의 장막이 걷히면 어려울 때를 대비해 착실하게 준비했던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다. IMF 외환위기를 지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숨어 있던 작은 기업이 단번에 세계무대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우리는 그것을 ‘중소기업의 성공 신화’라고 한다.
중소기업의 성공 신화가 값진 것은 그 길에 이르는 과정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많아질수록 산업 기반이 탄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유독 독일만이 흔들리지 않고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 덕분이었다. 독일에는 현재 1300여 개의 강소기업이 국가 경제를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세계를 무대로 뛰는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이 존재하고 그 수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5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 기준으로 세계일류상품 품목은 680개이며, 그 중 중견 및 중소기업의 제품은 506개로 74%에 이르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강소기업들에게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과감한 R&D 투자, 해외 시장 개척, 사람을 최고의 가치로 보는 인간 중심 경영 등이 그것이다. 또한 이들 기업은 좁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중에는 수출과 현지 진출을 통한 글로벌화로 레드오션을 블루오션으로 바꾼 기업도 적지 않다.
혁신적인 기술로 세계 시장 진출에 도전하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있지만, 그들이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풀어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고, 곳곳에 숨어있는 위기는 피할 수 없다. 특히 작은 기업일수록 위기는 더 큰 위협이 된다. 이러한 중소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강한 기업이 되기 위해선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과 지원이 필요할까?
최근 정부는 글로벌 성장 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히든 챔피언으로 육성하기 위한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전라북도도 ‘글로벌강소기업 육성사업’을 공고하여 도내 참여 기업을 모집 중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 스스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여 강소기업이 되기 위한 계획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실천하는가에 달려있다.
성공을 일궈낸 강소기업을 설명하는 말 앞에는 언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붙는다. 남보다 늦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부단한 노력과 불굴의 의지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중소기업은 그 존재 자체로 ‘희망’의 증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