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문화유산인 문화재의 중요성은 굳이 더 설명이 필요치 않다. 보물로 지정돼 익산시 현동사에서 보관되다가 도난당한 연안이씨종중 고문서인 공신녹권·공신회맹록(보물 제651호)의 경우 조선 전기의 서지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며, 또 다른 도난 보물인 남원 실상사 석등의 보주(연꽃봉오리모양의 장식, 보물 제40호)는 통일신라시대 석등의 형태를 잘 간직한 문화재다. 두 보물은 각각 1999년과 1989년 도난당한 후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천연기념물인 무주 구상화강편마암과 중요민속문화재인 부안 동문안 당산의 ‘돌기둥 위 오리’도 1991년과 2003년 도난당한 채 환수되지 못한 실정이다.
일단 도난당한 문화재를 찾아내서 회수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도난 문화재가 불법적으로 은밀하게 거래되기 때문이다. 실제 전국적으로 도난 신고 된 705건 중 회수된 문화재는 29.6%인 209건에 불과하다. 문화재 도난 예방이 더 절실한 이유다.
문화재청도 문화재 도난의 심각성을 막기 위해 도난 예방을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개인 소유의 문화재들의 경우 여전히 도난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근래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문화재 도난 사고가 개인이나 제각·서원·묘소 등에서 보관해온 문집·족보·종중 고문서·영정·현판·묘지석·불상 등의 비지정문화재가 주류를 이루는 게 이를 반영한다.
문화재의 도난 사고는 문화유산으로 활용이 어려울 뿐 아니라 해외 유출이나 멸실 등의 회복할 수 없는 국가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중요 문화재에 대해 첨단도난방지시설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상대적으로 관리가 허술한 비지정문화재의 관리 실태가 어떤지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보관 및 관리가 쉽지 않고 도둑의 표적이 되는 개인 소장 문화재에 대해 국공립 미술관 등에서 위탁 관리할 수 있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문화재가 단순히 재화의 대상이 아닌, 국민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필요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