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 '전북미술 모더니티 역사전' 세미나 "지역미술사 연구 단초, 전개 방식은 미흡"

70여년 흐름·정체성 재정립 '의미' / 전시 배치 혼란·해석 정밀성 부족

▲ 지난 11일 전북도립미술관 강당에서 개최된 ‘전북미술 모더니티 역사 세미나’에서 장석원 전북도립미술관 관장이 전북미술의 모더니티와 역사적 기념비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이 진행하고 있는 ‘전북미술 모더니티 역사전’이 지역미술사연구에 단초를 제공한 점은 의미 있지만 전시 구성 범위가 광범위하고 작품 배치 순서의 연계성이 떨어져 전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미술관이 선보이고자 했던 ‘전북미술의 모더니티’가 과연 무엇인지 전시를 통해서는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북미술 모더니티 역사전’ 세미나가 지난 11일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전북미술 모더니티 70년 역사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개최됐다.

 

토론자와 발제자들은 이번 전시가 전북미술에 대한 공론화의 장을 형성하고 지역미술사 정립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매우 필요하고 중요한 전시라고 입을 모았다.

 

이종훈 전 휘목미술관 관장은 “한국 현대 미술의 한 축을 형성했던 전북 현대 미술의 지난 70여 년간의 동향과 그 가치를 한 자리에 모아 조명하고 있다”며, “한국 미술사 속 전북미술사 흐름을 파악하고 전북 미술만의 특징과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는 전시다”고 말했다.

 

김선태 예원예술대 교수는 “한국미술사에서 한 획을 그은 선대 지역 작가들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정보가 진작 자료화됐더라면 더 나은 전시가 진행됐을 것이다”며, “이제라도 전북미술계의 주요 사건·작가·작품들을 되짚고 알리는 것만으로도 전시의 목적이 달성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개방식에 있어서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유대수 (사)문화연구 창 대표는 ‘전북미술의 모더니티’라는 주제 아래 1945년부터 현재까지, 너무 넓은 시기와 작가를 다루고 있어 미술관이 전북미술사를 어떤 관점에서 해석했는지 기획의도를 파악하기 힘들고 해석의 정밀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 ‘구상과 추상’섹션에 연도미상의 근대기 작품이 걸려 있거나, ‘현대미술 확장기’에 1~2세대 원로·작고 작가 작품이 2015 청년작가 작품과 나란히 걸려 있는 등 전시를 구획하거나 작품을 배치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전시의 맥락·시기에 대한 설명·지역성 관계 등 관람객이 전북미술사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전북미술사를 왜 모더니티 관점에서 해석했는지, 미술관이 해석한 전북미술의 모더니티는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장석원 관장은 “모더니티라는 용어가 ‘근대성’을 상징하긴 하지만 과거·현재·미래는 서로 얽혀있어 명확히 구분 지을 수 없고 정의내릴 수도 없다”며, “해방 이후 광범위한 미술의 흐름을 하나의 구슬로 꿰어내기 위해 ‘모더니티’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일 뿐이며, 그 안에서 제각기의 작품과 작가에 주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미술 모더니티 역사전’과 관련, 지역미술 담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마련된 이번 세미나는 이문수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의 사회아래 장석원 전북도립미술관장, 이승우 미술평론가, 김선태 예원예술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이종훈 전 휘목미술관장, 유종국 네트워크 21C 대표, 유대수 문화연구 창 대표가 토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