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실린 차량이 하선할 수 있는 군산시 옥도면 개야도 차도선 접안장 공사의 부실설계 의혹이 일고 있다.
설계 당시 만조나 간조 때 별다른 문제없이 차량이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접안장이 설계됐지만 시공 결과 만조엔 차량이 내릴 수 없는 문제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 위탁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 등은 ‘문제없다. 시설만 보강하면 된다.’로 일관, 예산낭비를 부른 설계 부실의 근본적 원인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해 8월 군산시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사업비 15억 원의 개야도 차도선 접안장 설치사업 토목공사를 착공했다.
이 공사는 승객과 차량을 실어 나르는 차도선을 댈 수 있는 부두(접안장) 66.9m를 개설하는 단순 토목사업으로 지난해 12월 20일 준공해 같은 해 12월29일 출항식을 갖고 운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차도선 운행 결과 해수위가 가장 높은 만조 시에는 접안장과 차도선의 경사도가 엇갈려 차량이 하차할 수 없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물이 빠져 해수위가 가장 낮은 간조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썰물과 날물의 격차가 큰 서해안 특성을 설계에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실제 이번 공사는 여객과 차량을 동시에 수송할 수 있는 차도선(180톤, 여객정원 100명, 차량 20)이 간조나 만조에 상관없이 상시적으로 댈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더욱이 차도선의 시범운행 후 이 같은 문제점이 발생했지만 농어촌공사 군산지사 및 군산시, 해양수산청 모두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고 준공허가를 내 줬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세 기관은 설계 부실과 관련해 별다른 조치 없이 추가 예산 6000여만 원을 들여 최근 시공된 접안장 옆에 추가 확장 공사를 진행, 만조 때 차도선을 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으로 ‘눈 가리고 아웅’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추가 확장 공사가 진행되면 차도선이 만조와 간조를 각각 나눠 배를 대야 하는 기형적 부두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설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대한민국 어디에도 토목사업이 도면대로 딱 맞게 이뤄지는 경우는 없어 시행 변경을 통해 보강 사업을 벌이면 된다”며 “이 접안장은 사업의 큰 틀인 남방파제 개설사업이 완료되면 쓸모가 없어지는 임시방편용으로 많은 돈을 들이는 것 보다 보강공사를 벌이는 게 낫다고 항만청과 군산시와 합의한 바 있다”고 답변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 특성을 명확하게 고려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며 “당초 차도선의 시설 변경 등을 건의했지만 합의되지 않아 추가 확장 공사를 벌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