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초부터 조중훈까지…물적 유통 총정리

정필수 한국종합물류연구원장 〈역사 속의 물류, 물류인〉 출간

 

우리나라의 글로벌 물류 개척자는 신라의 혜초(704∼780) 스님이었다. 그는 4년 동안 천축국의 다섯나라와 중앙아시아, 아랍땅까지 밟은 뒤 장안으로 돌아왔다. 그 기록이 <왕오천축국전> 이다.

 

경상북도는 지난 2013년 경주를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까지 60일간 7개국 육상실크로드 2만947㎞를 종주했고, 이듬해 해양실크로드를 탐험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근간을 이루는 것이 물류다.

 

더욱이 글로벌 경제시대인 현대사회에서 물류는 공기와 같은 기능을 한다. 세계 각국에서 들어오는 생필품, 한국 경제성장을 이끈 수출 등의 기저에는 물류시스템이 있다.

 

한국종합물류연구원(GLORI) 정필수 원장이 우리나라 물류의 역사를 총정리하는 <역사 속의 물류, 물류인> 을 발간했다. 정 원장은 동북아의 작은 나라가 글로벌경제의 주요거점으로 탈바꿈한 배경에는 지정학적인 불리함을 역이용, 해상교역의 주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물류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책은 이러한 글로벌 물류 저력의 본원을 찾아 분석했다.

 

책은 역사 속 물류의 발자취와 물류인, 기반시설을 두루 살폈다. 서해를 중심으로 대중국 교역에 나서면서 세를 불렸던 고구려와 백제, 신라. 가야는 정치체제를 마련하기 전부터 일본과 교류를 했으며, 후신라는 강한 수군을 토대로 당, 일본과 주도적인 외교를 벌인다.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했던 장보고는 해외의 신라출신 무역상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고려시대까지 활발하게 이어졌던 대외교역은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침체됐다.

 

정 원장은 역사 속 주목할만한 물류인으로 장보고와 유통경제를 강조한 박지원, 지리정보를 집대성한 김정호, 거중기를 개발한 정약용, 보관을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한 허생전 등을 꼽았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도 현대 물류산업을 발전시킨 물류인이다. 조운(漕運) 보부상 역참(驛站) 철도 고속도로 등 물류기반시설 및 관련제도도 자세하게 소개했다.

 

저자는 미국 텍사스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 과정을 마쳤으며, 1990년부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 해운물류정책을 연구했다. 항만물동량 전망, 전국항만 기본계획, 항만운영 효율화 방안 등의 연구성과로 대통령 표창도 수상했다. 현재 한국종합물류연구원(GLORI) 원장으로 물류정책과 해외 항만개발계획 등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물류, 장보고와 징기스칸에게 배워라> 등 다수의 연구보고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