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호 제40대 전북지방병무청장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병무행정 중점"

▲ 김장호 전북지방병무청장이 과거 병역비리와 관련된 병무청의 자정 노력과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봉주 기자
올해 초 제40대 전북지방병무청 청장으로 취임한 김장호(58) 청장은 첫 직장인 국방부에서 30년 넘도록 생활한 탓에 병무청으로의 이직에 두려움이 앞섰다. 10년 전에도 병무청으로 옮길 기회가 있었지만 그 당시 더 큰 두려움에 머뭇거리다 이제서야 제 갈길에 섰다고 말했다. “단기계약직이긴 하지만 스스로 적응을 잘하고 있는 것 같다”는 김 청장은 “군인보다는 국민을 위한 업무에 매진하는 것이 국방부와는 사뭇 다른 점”이라고 꼽았다. 김장호 청장으로부터 그 동안의 소회와 병무청 운영 방향을 들어봤다.

 

- 지난 1월 취임사에서 “국민의 요구와 질책에 마음을 열고 귀 기울여 신뢰와 사랑받는 병무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셨는데 소회는 어떠십니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업무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을 갖고 출발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세 달째 접어들었습니다. 취임 이후 ‘병무행정의 중심에는 항상 국민이 있다’는 신념으로, 국가안보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의 사명과 자부심을 갖고 병무행정에 임했습니다. 특히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병무행정을 위해 발로 뛰는 현장 중심의 열린 행정에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 ‘현장 중심의 행정’을 강조하시는데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추진하셨는지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병역의무자 등 국민의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듣고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결과 국민신문고 등 민원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군부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의 폭넓은 유대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봅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은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논리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보고 현장소통 행정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병무청에서 추진한 사업 성과는 어떻습니까.

 

“잘 알다시피 병무청은 징병검사, 현역병 입영, 사회복무요원, 병력동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매년 병무청에서 실시하는 징병검사는 최대한 본인이 원하는 일자 및 장소에서 받을 수 있도록 ‘징병검사 본인선택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까지는 102보충대(춘천), 35사단(임실), 육훈(논산), 20사(양평), 17사(부평)로 입영했지만, 올해는 지방청별 현역계획을 전국적으로 통합·운영하기 위한 ‘전국단위 징집체계’로 전환, 전국 34개 입영부대로 입영이 가능하도록 전환한 부분이 큰 성과입니다.”

 

- 향후 병무청에서 중점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사회복무요원의 자발적 병역이행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본인이 자율적으로 복무기관을 선택하도록 하는 ‘사회복무요원 소집일자, 복무기관 본인선택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인별 자격과 전공 등을 고려해 관련 임무를 수행하는 복무기관에 우선 배치하는 부분과 함께 예비군 교육생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권역을 7개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중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 과거 병역비리와 관련된 병무청의 자정 노력과 성과는 어떤지요.

 

“과거 병무청은 병무비리 등으로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줬으며, 이로 인해 병무행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졌습니다. 병무청은 병무파동이라는 큰 시련을 겪으며 청렴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각종 제도 정비 및 변화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징병검사에서부터 입영까지의 전 과정에 대한 업무의 전산화 및 본인선택 제도를 통해 공정한 병역이행문화와 자진 병역이행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또 2012년 4월에는 40명으로 구성된 특별사법경찰관 제도를 도입해 지금까지 144건의 병역면탈 범죄를 적발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 결과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부패방지시책 평가에서 2012년 이후 4년 연속 1등급 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병역의무 기피자 신상의 인터넷 공개는 파격적인 제도로 보여집니다.

 

“네 맞습니다. 2015년 7월1일 이후 국내외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의무를 기피하고 있는 국외불법체류자, 징병검사 및 현역, 사회복무입영 기피자 등에 대한 인적사항을 홈페이지에 공개함으로써 병역기피 발생을 예방하고 성실한 병역이행을 유도해 공정한 병역이행의 사회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병역문화가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우리사회 전반에 확산돼 건전한 병역이행 풍토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군입대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나오는데 전북병무청은 상황이 어떤지요.

 

“군 복무기간의 단축, 국방개혁에 의한 입영 계획인원 감소, 경제여건 악화로 인한 청년 실업률 증가 등으로 입영 지원자가 증가하면서 입영 적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생의 경우 복학시기를 고려해 1~5월까지 입영을 선호하기 때문에 한정된 수요대비 희망자가 많아 다른 시기보다 입영경쟁률이 더 높습니다. 입영을 원하는 사람은 개인의 학업일정, 취업, 적성 등을 연계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병무청에서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재학생 입영원 출원, 현역병 입영일자 본인선택, 모집병 일정 등 입영정보를 수시로 안내하고 있어 입영일자를 결정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 국민들이 기대해도 좋을 사업은.

 

“조직의 미래는 구성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생활하는 직원들의 행복감이 직무 만족도로 이어진다는 생각과 함께 국민에게 한발 더 다가가는 열린 행정을 펼치고자 ‘행복한 일터’ 조성, ‘찾아가는 병무청’ 운영, 그리고 ‘맞춤특기병 제도’ 활성화에 적극적인 관심을 두고 추진할 계획입니다.”

 

- 마지막으로 도내 병역의무자 및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춘들이 심각한 취업난을 겪으면서 많은 고민을 안고 그 어느때 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병무청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군 복무를 취업 등 사회진출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는데 역점을 두고 지속적인 병역정책 발굴에 힘쓰겠습니다. 아울러 병무청은 국민이 공감하고 신뢰하는, 창조와 혁신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 선도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 하는데 전 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목표를 향해 추진하겠습니다. 도민들께서도 병무행정 발전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당부드립니다.”

 

● [김장호 청장은] 소박한 삶…어릴 적 군수 꿈꿔

 

1958년 강원도 동해에서 태어난 김장호 전북지방병무청장은 어린시절 군수의 꿈을 키웠다. 6·25전쟁 이후 강원도 북평고등학교에 진학해 수십 리를 걸어다녀야 했던 그에게 대학진학은 녹록치 않았다. 군 제대 후 60:1에 육박하는 국방부 7급 공채 시험에 합격해 공직에 들어섰고, 시골을 떠나 서울 밤 하늘을 보며 꿈을 키우기도 했다.

 

김 청장은 34년 공직자로서 악착스럽게 업무에 매진해 왔다. 특히 ‘시골촌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청장은 돈 들어가는 골프는 질색이라고 한다. 최근 바쁜 와중에도 풍남문과 오목대 등 전주시내 유적지를 찾아돌며 그 곳에 새겨진 초서체 구경에 여념이 없다. 한자를 아는 사람도 읽기가 쉽지 않은데 이제는 수집도 하고 초서체 책도 사서 공부해 직접 쓰기도 한다.

 

애초 군수의 꿈은 민선으로 제도가 바뀌어 일찌감치 포기했고, 현재의 지방병무청장 자리도 그에 못지 않은 위치라고 생각하는 김 청장은 지금까지 명심보감을 30번 넘게 다시 보며 그 안에서 삶의 지혜를 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의 인생철학은 책을 통해 끊임없이 세상을 배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