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 축산 악취 몸살 (상) 실태] 공공기관 직원·주민들 "못 살겠다" 분통

돼지·소·닭…인근 김제 용지면 가축시설 밀집 / 가축 분뇨 처리·자원화시설 무려 10곳 / 오염도 검사 7곳은 배출 허용기준 초과

전북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직원과 입주민들이 인근 축산밀집지역에서 발생하는 가축 분뇨 냄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3년 11월부터 혁신도시 내 아파트 입주와 공공기관 이전 등이 본격화되면서 악취로 인한 생활불편 민원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전북도는 여러 차례 축산악취 저감 방안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큰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북혁신도시 축산 악취 실태를 비롯해 악취 저감방안 등에 대해 모두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농촌진흥청의 김모 농업연구사는 “밤에 악취로 잠을 못 이룰 때도 있었다”며 “창문을 열거나 바람이 불때면 기분 나쁜 냄새가 코를 찌른다”고 호소했다. 김 연구사가 사는 혁신도시 내 완주에코르아파트는 악취 진원지인 김제 용지면 축산밀집지역에서 약 3.4km 떨어져 있다.

 

또한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 밀집지역과는 약 6km 거리에 있다.

 

김 연구사는 “기온이 오르는 봄이나 여름에는 악취가 더 심해질 것”이라며 “하루빨리 쾌적한 환경에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혁신도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북혁신도시 인구는 2만1056명으로 계획인구(2만9000명) 대비 73%를 달성했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 12개 중 11개가 입주를 마쳤다. 하지만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 4400여명이 가장 먼저 맞닥뜨린 것은 돼지·소·닭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축산분뇨 냄새였다. 1960년대 조성된 김제 용지 축산지역에는 3개 한센인 농원 축사와 축분 자원화·퇴비화 시설이 밀집됐다. 모두 24개 농가에서 돼지 5만2600마리, 14개 농가에서 소 5626마리, 16개 농가에서 닭 44만512마리를 기르고 있다. 가축분뇨 처리·자원화 시설도 10곳이나 된다.

 

축산 악취는 축분뇨 처리·자원화 시설의 투입·고액 분리, 발효 공정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런 악취 민원은 여름철에 집중됐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혁신도시 주민들이 제기한 악취 민원 발생일수 13일 중 여름철(6~9월)이 10일이었다.

 

도가 지난해 김제시 용지면의 가축분뇨 처리·자원화 시설 10개에 대한 악취 오염도를 검사한 결과 7개가 악취 배출 허용 기준을 초과했다.

 

이에 도는 최근 ‘전북혁신도시 악취 저감 방안’을 내놓았다.

 

도는 우선 전주 10명, 완주 10명으로 구성된 악취 모니터 요원을 운영한다. 악취 모니터 요원이 악취 발생 장소와 악취 강도를 신고하고, 이를 행정기관이 배출 사업장에 통보해 악취를 줄인다는 구상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가축분뇨 처리·자원화 시설 10개와 악취 저감 협약을 맺는다.

 

전북도 관계자는 “효과적인 악취 배출원 관리를 통해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