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한때는 나무는 귀한자원 이었다. 이제 우리의 문화는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도시문화로 바꾸어지면서 우리의 환경도 많이 변화 되었다. 초가집 돌담사이로 찬바람은 솔솔 찬 공기가 방안으로 들어온다. 윗목 등잔 밑 그릇에 떠다놓은 물 살얼음이 언다. 나무가 따뜻한 온기를 넣어줌으로 겨울을 겨우 살아 갈수가 있었다. 나무꾼 겨울이면 지게 목발 두드리고 하루 두 번씩 나무하러 간다.
농촌에는 농번기가 끝나면 나무하는 일이 전부 이었다. 나무꾼 친구들끼리 10여 명씩 무리를 지어 산으로 가면서 지게 목발을 두드리며 장단을 맞추어 당시에 유행했던 노래를 힘차게 부르기도 하고 농담 속에 웃음의 꽃도 피어난다. 그 순간만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을 느껴보는 나무꾼들의 하루에 생활이다. 나무꾼 처녀, 총각들 두 손가락 입에 넣고 휘파람을 불어본다.
울림이 앞산까지 울린다. 또 그쪽 산에서 휘파람을 불면 건넛산 총각 나무꾼 처녀 나무꾼이 통하게 된다. 처녀, 총각들 부르는 소리.
지금처럼 휴대폰 무선이 아니라 두 손가락 입에 물고 휘파람 불면 이 산저 산 처녀, 총각들이 왔다는 신호이다. 서로 만나서 다정한 이야기꽃을 피워 갑니다. 산에는 항상 나무꾼들이 산을 지키고 있었다. 처녀들은 새끼줄 10여 미터 허리에 감고 낮과 갈퀴 나무할 도구를 챙기고 산으로 간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가고 또 산에서 내려올 때도 마찬가지이다.
소나무 밑에서 흙이 나오도록 갈퀴 질을 한다. 이를 깍지로 정리하고 새끼줄을 넣어 둥그런 달덩이처럼 큰 단을 만들어 머리에 이고 옵니다. 산에서 내려올 때도 장관이다. 개선장군처럼 당당한 모습들.
나무꾼은 겨울철에 부지런히 해야 합니다. 아궁이에 고구마도 삶고 소죽도 끌이고 군불을 넣어야 합니다. 당시에 청산은 아궁이가 먹어 버렸습니다. 오늘도 청산에 오르며 휘파람을 불어본다.
나무꾼들아 모여라. 지금은 어디에 가 있느냐 시집가고 장가가고 먼 도시사람들이 되어버렸다. 오늘도 청산에 올라 휘파람을 불어보자 처녀, 총각 그 시절 나무꾼들아 모여라 지게 목발 두드리며 힘차게 그때 그 노래 /꽃피는 유달산아/ 꽃을 따던 처녀야/ 힘차게 불려보자 나무꾼 친구야
오늘도 깊은 산골 외딴집. 밤새에 눈이 소복소복 온 세상을 하얀 눈꽃을 피워 놓았습니다. 움막 초가집 앞마당 논 다랑이 눈 속에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도 나무꾼 노총각 늙으신 어머님을 위해 청솔가지 군불을 땐다.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하늘로 솟아오른다. 방안은 따뜻해지고 아들에 정성과 사랑은 어머니가 살아 갈수가 있습니다. 나무는 얼음도 녹이고 눈도 녹인다. 생명이 살아 갈수가 있다. 나무꾼 노총각 고무신 두덕두덕 누더기 옷 검은 손 검은 발 검정 얼굴 누가 나무꾼에게 시집갈라. 선녀 밖에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