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가 먼저 길을 걸었던 선배에게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는 “립서비스(입에 발린 말)를 너무 믿지 마라”다.
감독과 단장이 당장 듣기 좋은 말을 할지라도, 결국은 실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지금 그런 상황이다.
KBO 리그에서 ‘타격 기계’라는 애칭을 얻었던 김현수지만,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는 타율 0.182(44타수 8안타) 2타점으로 고전 중이다.
단순히 타율이 낮은 게 문제가 아니라, 타격 생산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OPS(출루율+장타율)도 0.411에 불과하다. 참고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통산 OPS가 0.451이다.
물론 샘플이 적어 지금 성적만으로 김현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건 어렵지만, 도전자 김현수가 볼티모어 구단에 어떤 첫인상을 심어줬는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처음 김현수가 볼티모어에 왔을 때 댄 듀켓 단장은 “2번 타자 좌익수를 맡기겠다. 4할이 넘는 KBO 통산 출루율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고, 시범경기 21타수 무안타로 헤맬 때 벅 쇼월터 감독은 “5월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폭스 스포츠는 “볼티모어가 외야수 김현수를 2년 전 윤석민처럼 다시 한국으로 보내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듀켓 단장은 “김현수를 성급하게 판단하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감독과 단장 등 구단 핵심 관계자가 해당 논의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밖으로 새지 않았을 이야기다.
반면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개막전 빅리그 25인 로스터 진입이 확실하다.
MLB닷컴에서 미네소타를 담당하는 렛 볼링어 기자는 2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테리 라이언 단장이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할) 13명의 야수를 결정해 원정에 동행하지 않고 캠프에 남겼다”고 밝혔다.
박병호 이름도 13인에 포함됐다.
라이언 단장은 “13명의 선수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우리와 함께 그대로 (개막전까지) 간다”고 공언했다.
라이언 단장의 언급대로 이변이 없다면 박병호는 강정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 KBO 리그 출신 야수 메이저리거가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