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연극제 가이드 ② 창작극회 '물고기 남자']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 전하고파"

전북연극제 2번째 작품, 31일 소리전당 연지홀

▲ 창작극회 단원이 연극 ‘물고기 남자’를 연습하고 있다.

‘물고기 남자’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1999년 처음 무대에 올랐다. 박규현 대표는 “작품 속 배경과 이야기는 약 10년이 지났음에도 현재와 변함이 없다”며, “여전히, 어쩌면 더 심해졌을 현대인의 무관심, 이기심 등을 꼬집고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 속 동업자이자 친구 사이인 영복과 진만은 브로커에게 속아 바다양식장을 샀다가 적조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파산 위기에 이른다. 이미 알고 있던 브로커는 원래 가격의 10분의 1가격으로 되팔라고 유혹한다. 결국 영복은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양식장을 팔지 않는다.

 

연극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사회적 기능이라는 창작극회는 당대 현실의 이야기를 작품 속에 녹여내는 것이 특징이다. 박 대표는 “두 주인공은 선과 악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복잡한 심리가 섞여 있는 현실의 우리들이다”며 “관객 역시 다양한 해석과 접근을 하며 자신만의 깨달음을 얻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명대사 명캐릭터

 

“이제서야 비로소 알게 된 사실입니다.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람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요. 이 세상의 그 어떤 모르는 사람이 괴로움을 당하면 나도 괴로워야 당연하고, 그 어떤 모르는사람이 기뻐야 나도 기쁠 수 있거든요.”

 

극 후반부에 펼치는 주인공 영복의 대사. 인간은 어떤 식으로든 서로 얽혀있다. 사회 구조 안에서 서로 도우며 인간적인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 뒷이야기

 

공연은 중극장 규모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 맞춰 동선·인물·배경 등 무대를 구성하지만 무대에 오르기 전 현실은 전단원이 오밀조밀 모여 앉아야 하는 좁은 연습실 신세. 극 중 야시장을 배경으로 일꾼들이 우르르 지나다니는 대목이 나온다. 일꾼들이 연습실을 가로지를 때면 모두가 일어나 비켜줘야 했다는 ‘웃(기고 슬)픈’ 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