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나이 서른을 이립(而立), 스스로 뜻을 세울 때라고 평했다. 자신만의 작업관을 세우고 작가의 길을 정진하는 도내 30대 작가 서른 명이 모였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전성진)이 14일까지 소리전당 전시실에서 테마 전시 ‘서른들의 다른 이야기’를 개최한다.
이번 테마전은 소리전당이 공연·전시를 주제별로 기획해 선보이는 ‘아트숲’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소리전당 전시실을 활성화하고 지역예술인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원로작가와 신진작가들을 선보였지만 올해는 도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선·후배 30대 작가 30명을 소개한다. 전북 미술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 작가를 조명하면서 개관 15주년을 맞는 소리전당 역시 새로운 의지를 다지는 의도도 담겨 있다.
김미라 김보영 김상덕 김영봉 김판묵 박종찬 손희순 이가립 이광철 이주원 정소라 조계환 정철휘 최지선(서양화) 박성수 박지은 이동형 이보영 장영애 탁소연(한국화) 김성수 노준진 박재석 박창은 배병희 이창희 최상규 홍경태 황유진(입체) 최창우(영상) 등 30명이 참여해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전시한다.
김보영 작가는 “사람들이 나이를 들어가면서 점점 꿈을 잃어버리고 있는데 예술에는 다시 꿈을 꾸게 만드는 힘이 있다”며 “그런 꿈을 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동심에 대한 그리움, 순수와 행복을 담은 작업을 주로 선보인다.
10여년 간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탁소연 작가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군중을 관찰하는 것을 즐겼다. ‘무명씨’ 수묵 연작은 사람들의 실루엣, 손짓, 표정 등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은 마음이 담겼다. 그는 “험난하고 외로운 청년작가의 길에서 단비같은 전시를 만났다”며 “공감대가 비슷한 작가들과 소통하며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언제까지 작업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한다는 김성수 조각가. 화산섬 정글을 헤쳐 나가는 내용의 작품 ‘팔각대륙’에는 전업 작가로서 고군분투하는 자신의 모습이 투영됐다.
이가립 작가의 ‘Face on(페이스 온)’시리즈는 크레파스로 칠한 뒤 거칠게 긁어내는 방식을 통해 내면의 억눌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업 작가로 버텨야 할 과정을 괴기스럽게 표현한 최창우 작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각인시키고 싶다고 말한다. 도전을 거듭하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여성 나체에 붉은 물감을 뒤집어씌운 작품 ‘카인’을 선보인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1일에는 ‘지역미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작가포럼이 열리며, 전시 기간 소외계층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작가의 방’ 행사도 진행된다. 전시 개막식은 1일 오후 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