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하다

▲ 정다인 김제 청운초 5학년
체육시간

 

하키를 했다

 

죽을 똥 살 똥

 

효진 언니의 몸빵에 쓰러졌다

 

손바닥에 상처가 났다

 

약을 바르고 다시 뛰었지만

 

5대 1로 졌다

 

분하다

 

두고 보자 다음에는

 

꼭 이길 것이다

 

△학교 수업 중 친구들과 몸을 부딪치며 노는 체육시간이 제일 재미있지요?

 

복잡하게 뭘 외울 필요도, 딱딱한 자세도 필요 없이 그저 봄날처럼 근질근질한 몸을 움직이며 깔깔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손을 다쳐가면서까지 열심히 했는데 상대에게 졌군요. ‘몸빵’이라는 낱말이 이 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네요. 시에 쓰는 말은 특별한 말이 아니에요. 삶에서 쓰는 말을 그냥 옮겨놓으면 된답니다. 김종필(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