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는 물론 일부 흡연자들의 찬성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상당수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경고그림제정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올해 12월 23일부터 의무적으로 담뱃갑에 넣어야 하는 경고 그림 시안 10가지를 공개했다.
시안은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 등 질병 부위를 담은 5종과 질병 부위를 담지는 않았지만 간접흡연, 조기 사망, 피부노화, 임산부 흡연, 성기능 장애 등을 주제로 한 5종이다.
복지부는 오는 6월23일까지 10개 이하의 경고 그림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국내 담배 제조사와 수입사는 올해 말부터 확정된 경고 그림을 자사 제품에 골고루 사용해야 한다.
시안에 대해 대부분의 시민들과 금연 캠페인을 주관하는 지자체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북도 금연정책 담당자는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금연 효과는 한계가 있다”며 “담뱃갑 경고 시안으로 시각적 금연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애연가들과 담배업계는 경고 그림 시안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애연가 김모 씨(45)는 “담뱃갑 경고 그림이 불필요하게 잔인하고 혐오스럽다”며 “금연 효과는 커녕 경고 그림을 숨기려는 예쁜 디자인의 담배 케이스만 불티나게 팔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외 담배회사들의 모임인 한국담배업협회는 “담배회사의 디자인 권한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냈으며, 판매점들의 단체인 한국담배판매인협회 역시 경고 그림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흡연 경고 그림은 12월23일부터 모든 담뱃갑에 들어갈 예정인데 정부는 현재 43%인 성인 남성 흡연율을 2020년 29%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북 도민들의 평균 흡연율은 22.3%(2014년 기준, 2015년 흡연율은 올해 4월 집계될 예정)이며, 담배를 가장 많이 피우는 성인 남성 흡연율은 39.9%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경고 그림을 담배 가격 인상, 금연구역 설정과 함께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담배 규제 정책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2009년 자료 기준으로 의료비 절감과 사망자 감소에 따른 각국의 편익이 3447억원~4조 145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