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전화금융사기) 사기에 나선 중국 조직원에게 8000만원을 뜯길 뻔한 노승이 때마침 대통령의 지역 방문에 맞춰 경호 경비를 서던 경찰관들의 신속한 출동으로 피해를 모면했다.
완주의 한 사찰 주지스님 이모 씨(86)는 지난 8일 경찰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 조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조직원으로 부터 “당신의 은행계좌 비밀번호가 유출됐으니 예금을 모두 찾아 전주에 있는 한 마트의 사물함에 현금 가방을 넣어 두라”는 지시를 받은 이씨는 사찰 인근에 있는 농협에서 8000만원을 인출했다.
약속 장소인 마트 인근의 농협은행 전북영업부 앞에서 택시에서 내린 이씨가 007 가방을 들고 서성이는 것을 수상히 여긴 농협은행 청원경찰 장태안 씨(24)는 이씨에게 다가가 통화내용을 귀기울여 들었고 보이스 피싱 사기라는 것을 직감해 경찰에 신고했다.
때마침 이날 전북을 방문한 대통령 경호를 위해 비상대기 중이던 경찰은 무전을 통해 전파된 보이스 피싱 사기사건에 신속히 출동해 이씨에게 “돈은 은행에 맡기고 빈 가방을 들고 약속 장소에 나가라”고 설득한 뒤 이씨를 미행했고, 약속 장소를 효자동 서부시장으로 바꾼 뒤 이씨로 부터 가방을 건네 받으려던 보이스 피싱 조직원 리모 씨(30)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전주 덕진경찰서는 중국 흑룡강성 출신 리씨를 사기미수 혐의로 11일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