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명품 버스' 절반의 성공

도심 관광형 시내버스 도입 4개월…승객 증가 추세·친절도 호평 / "예산 대비 내부 실용성 부족"

전주시가 한옥마을 관광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명품 시내버스(노선번호 79번)’ 4대가 전주를 방문한 관광객의 친절한 수송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내부 시설과 승차감 등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절반의 성공’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명품 버스를 이용한 승객은 모두 4만6335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598명, 버스 한 대당 399명이 이용한 셈이다. 명품 버스를 도입한 지난 12월이후 이용객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는 게 전주시의 설명이다.

 

명품 버스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현경 전주시 주무관은 “날이 따뜻해 지면서 전주를 찾는 관광객이 많아짐에 따라 명품 버스 승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버스 기사의 친절도도 상당히 우수하다는 평가다. 전주시에서는 명품 버스 기사 2명이 3월의 친절기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전주 시내버스 시민모니터단의 한 관계자는 “79번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운전기사분들이 전주를 대표하는 시티투어 버스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항상 완벽한 복장을 갖춘 상태로 승객을 친절하게 응대하며, 안전에도 만전을 기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령 승객이 버스에 꽉 찼을 경우, 안전을 고려해 새로 승객을 태우지 않는다”며 “버스를 못타는 승객에게는 다른 버스를 이용해 달라고 친절하게 안내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명품 버스에 들어간 예산에 비해 내부 시설이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전주시가 명품 버스에 들인 예산은 구입비와 리모델링비를 합쳐 대당 2억3500만 원이다. 명품 버스 4대에 들인 비용은 총 9억4000만 원에 달한다. 들어간 재정에 비해 내부 시설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주 시내버스 모니터단 관계자는 “들어간 돈에 비해 실용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짐을 놓기엔 편하지만 이로 인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좁아진데다 대도시의 시티투어 버스에 비해 자리도 좁고, 저상버스도 아니라서 장애인 배려에도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모 씨(33·전주시 효자동)는 “명품 버스의 멋진 외관에 나름 감탄했지만 직접 버스에 타보고 나서 실망했다”며 “내부의 좌석 규모도 기존 구형 버스와 다를 바 없고, 시티투어 버스라고 하기엔 승차감도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준상 전주시 대중교통과장은 “현재는 시범적으로 4대를 운영하고 있는 터라 내부 시설에 대해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명품 버스의 대수를 늘릴 때 시민과 장애인의 의견을 수렴해 시설을 개선하고 저상버스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송 과장은 “저상버스의 경우 대도시의 저상버스를 벤치마킹하는 게 아니라, 전주시만의 독창적인 시티투어형 관광버스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