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에게

4·13 잔치는 끝났다. 분명 희비가 있지만, 10명의 당선자나 37명의 낙선자 모두 최선을 다한 13일간의 열전이었다. 첫 도전인 후보도 있었지만 번번이 낙선의 고배를 마시면서도 오뚜기처럼 일어나 도전한 후보도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방어전이었지만 신생 국민의당 후보들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전북에서는 낙선 리스크가 큰 데도 불구하고 용기 있게 출마한 새누리당과 정의당 후보도 있었다. 구겨진 자존심, 존재감을 찾겠다며 무소속으로 나선 후보도 있었고, 정치판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싶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한 후보도 눈에 띄었다.

 

후보들은 적어도 지난 120일 동안 피말리는 레이스를 펼쳤다. 결국 어젯밤 잔치는 끝났고, 환호와 탄성이 엇갈렸다. 승부는 났고, 후보는 물론 후보들을 도운 캠프 관계자들도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선자는 여의도에 입성할 준비를 해야 하고, 낙선자는 잠시 머리를 식히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입지자들은 한결같이 국회에 들어가 국가를 위해, 지역을 위해 뜻을 펼쳐보겠다며 총선전에 뛰어든다. 하지만 낙선자가 훨씬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인생에서 금배지는 전부가 아니다. 정치꾼이 아닌 다음에야 국회의원직은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봉사의 수단일 뿐이다. 참된 봉사의 자세가 돼 있는 정치인이라면 낙선의 아픔을 딛고 꾸준히 지역을 위해,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봉사 일꾼이 되겠다는 순수한 열정을 주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 때 입지자의 진심이 주민들에게 전달되고, 그가 원하는 봉사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역대 선거를 되짚어 보면, 선거에서 패한 대부분 후보들은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간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말이 있듯이 그들의 경제활동을 위해 지역을 떠날 것이다. 이해 한다. 하지만 실종됐던 그들 대부분이 다음 선거가 닥치면 어디선가 나타나 판을 기웃거린다.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표를 요구한다. 고향은 정치 철새꾼이 된 그들을 기억이야 하겠지만 기본적인 전략조차 없는 선거꾼에게 큰 일을 맡길 리 없다.

 

전북은 국내 경제규모의 2∼3% 수준에 불과하다. 잘사는 고장이 아니다. 당선자는 물론이고 공직선거에 나서는 후보 모두가 365일 관심을 가져도 ‘4% 경제’가 난망한 곳이다. 고향은 상록수처럼 변치않는 지역사랑 열정과 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을 원한다. 정치 철새 사절한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