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년, 시련 딛고 희망의 바다로

▲ 장인식 군산해양경비안전서장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의 사고가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했다. 인천발 제주행 연안 여객선 ‘세월호’가 전복되어 침몰한 사고다. 탑승인원 476명 중에 295명이 사망하고 아직까지 9명은 실종상태이다.

 

나라에 충격과 상처를 가져다 준 이 사고는 급격한 방향변경으로 추정되는 원인으로 시작됐고, 골든타임 지연,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 상황처리 미숙 등 총체적 부실을 일으키며 최악의 인재(人災)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정부는 이 사고를 계기로 안전한 대한민국의 희망을 담아 바다와 육상의 구조 기관인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통합하는 국민안전처를 출범시켰고 두해를 맞았다.

 

현재까지도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규명, 선체 인양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참사 여파와 추모 분위기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해양경찰은 ‘세월호’ 사고에 대한 안타까움과 번뇌, 속죄만을 계속 이어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도 저 넓은 바다에는 수많은 선박과 사람들이 해경의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4월 16일 제2회 국민안전의 날을 맞이해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해양안전에 대해 변화되고 있는 모습들을 말씀드린다.

 

첫째 연안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과 수상에서의 수색·구조 등에 관한 법률을 제·개정해 바다 안전에 대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고 현장인력을 보강하는 등 해양사고 대응 업무를 강화했다. 사무실 인력은 대폭 줄이고 현장부서인 함정과 해경센터에 인력을 증원하고 구조훈련을 체계화했다.

 

둘째 인명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 3개소에 해양특수구조단(대)을 발족하여 신속한 구조시스템을 마련했다. 전국 어느 곳 어떤 재난이든 즉각 투입할 수 있도록 끓임 없는 반복훈련을 통해 ‘골든타임’ 위기대응 능력을 높였다. 셋째 사고다발 해역 구조함정 상시 배치, 민간협력 확대 등 안전사고 예방활동을 강화했다. 5년간 사고유형을 분석하여 시기별·장소별 맞춤형 안전대책을 시행, 합동훈련을 2배 이상 확대하고 민간구조 자원시스템을 구축해 민·관·군 협력을 보다 체계화했다. 또 경찰관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기동점검단’을 구성, 해상에 추락한 익수자의 위치를 추정하고 수색범위를 정하는 표류예측시스템의 정밀도를 더욱 보완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해양사고 1시간 이내 현장에 도착하는 대응률을 전체사고 대비 80%(전년도 77%)로 끌어올렸다. 인명 구조율도 99.4%(전년도 95.6%)로 상향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땅에 떨어진 대국민 신뢰도와 국민안전 체감도, 안전의식이 그것이다. 그동안 만들어진 수많은 대책과 방안이 구체적으로 실현되어 국민의 신뢰도를 회복해야 한다. 안전의식을 높이는 것 역시 해양안전을 책임지는 해경의 소명임을 깨닫고 그간의 정책들이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계속되어야 한다.

 

안전은 나를 위한 것이지만 동시에 남을 위한 배려이다. 해양경찰은 그 누구보다 그날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참사로 희생된 분들의 넋을 기리며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바다를 만들 것이다. 꿈과 희망의 바다, 신뢰의 바다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임을 국민께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