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률 고공세 속에 전북지역 7·9급 공무원 준비생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가 지난 15일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마련한 공무원 채용설명회가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일부 대학은 버스를 대절해 학생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고, 진로를 일찌감치 ‘공무원’으로 결정한 고등학생이 대거 몰리는 진풍경까지 더해졌다.
통계청이 올해 1분기 ‘전북 12%’라는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공개한 지난 15일 전북도청 공연장.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공무원’ 채용설명회가 열린 이날 오후 1시 현장에는 공무원에 관심을 둔 사람들이 대거 몰리자 애초 좌석을 적게 배정한 전북도가 좌석을 더 늘리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도내 일부 대학에서는 버스를 대절, 학생들에게 공결처리서를 내주며 채용설명회를 참석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참석하는 모습은 대학 입시설명회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현장에서 만난 전북대 자율전공학부 이모 씨(22)는 “사기업은 여자가 근무하기에 직업 안정성이 떨어진다”며 “결혼 후에도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직장은 국내에서 공무원이 유일한 것 같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는 임모 씨(41)는 “일반 직장은 개인 시간을 내기 힘들고 근무환경도 불안정했다”며 “가장 안정적인 직장으로 손꼽히는 공무원을 지망하게 됐다”고 했다.
설명회장에서는 고등학생은 물론,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전주공고에 다니는 이모 군(18)의 어머니 김모 씨(44)는 “대학에 가서 4년을 보내고 공무원 준비에 매달리는 사람들을 자주 봤다”며 “차라리 바로 실업계 전형을 통해 공무원으로 들어가는 편이 나을 것 같아 아이를 굳이 인문계 고교에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바람직한 공무원 인재상’ ‘2016년도 공무원 채용계획’ ‘면접시험의 주요 포인트’ 등이 소개됐고 부대행사로 전년도 합격자와 공직 선배의 공부 방법 및 직무 설명, 공무원시험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모의공무원시험’ 등도 진행됐다.
16일 전북도 총무과가 밝힌 ‘지난 5년간 7·9급 지방직 공무원 경쟁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공채 선발인원은 1061명에 1만9728명이 지원, 18.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연도별 경쟁률은 2011년 29.7대1, 2012년 25.1대1, 2013년 21.5대1, 2014년 24.6대1 등으로 경쟁률만 보면 언뜻 감소하는 양상이지만, 모집·지원 인원 수로 따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11년에는 324명을 모집하는데 9624명이 지원한 반면, 2014년에는 710명을 뽑는데 무려 1만7501명이 지원했다.
매년 전북도는 지방직 공무원 채용인원 수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지원자 수도 역시 함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북도 고재욱 총무과장은 “공무원시험 경쟁률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도민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실시하는 이번 채용설명회가 도민의 공무원 시험에 대한 궁금증을 없애고, 도에서 원하는 공무원 인재상을 알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승현, 김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