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혁 논의 다시 솔솔~

20대 총선 정당지지·의석수 불균형 심각 / 김성식, 승자독식 소선거구제 문제 지적 / 유성엽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해야"

국민의당 김성식 최고위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소선거구제가 아니었다면 국민의당이 80석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권자의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승자독식 구조의 소선거구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중대선거구제나 독일식 비례대표제 등을 통해 다당제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의당의 비례대표 1번 이정미 당선자도 또 다른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에 함께 힘을 모아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4·13 총선이 끝난 뒤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개혁 논의를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다시 터져 나오고 있다. 50.1%의 승리자만 남고 다른 49.9%는 완전히 사라지는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에서는 주민들의 표심이 제대로 정치에 반영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이번 20대 총선에서 26.7%의 정당투표 지지를 받았으나 전체 의석수는 38석에 그쳤다. 이와는 달리 국민의당에 못 미치는 25.5%의 지지를 받은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으로 제1당이 됐다. 새누리당은 33.5%의 정당 득표를 했으나 의석수는 더민주보다 적은 122석으로 제2당으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문제점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나타났었다. 당시 새누리당은 정당투표 지지율이 42.0%에 그쳤으나 국회 의석수는 과반이 넘는 151석이었다. 37.0% 지지를 받은 통합민주당은 128석, 10.2% 지지를 받은 통합진보당은 13석에 그쳤다. 통합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을 합친 지지율이 47.2%로 새누리당의 42.0%에 비해 5.2%p나 높았지만, 의석수는 151대 141석으로 새누리당이 10석이나 더 가져간 것이다.

 

20대 총선을 계기로 이런 후진적인 선거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터져 나오고 있어 선거제도 개혁의 논의가 다시 불붙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다른백년창립준비모음 주최의 ‘4·13 총선에 나타난 민심과 향후 정국 전망’ 토론회에서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4개 정당이 경쟁했던 1990년대에 정치가 가장 활발했고 개혁도 많았다”며 “대통령 결선투표제와 함께 국회의원 선거를 중선거구제로 바꿔서 보수 정당 지배체제를 깨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강원택 교수도 “제3정당의 등장으로 정치개혁을 시도해 볼만한 상황이 만들어졌다”면서 “3개 정당이 정치개혁을 주제로 삼는다면 변화가 있을 수 있으므로 지금 이 시점부터 선거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3선에 성공한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정읍고창)도 보도자료를 통해 “다원화된 사회의 다양한 이해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당 구도가 바람직하다”며 “오래전부터 논의돼온 중대선거구제 또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중대선거구제 또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국민의당의 총선 공약이고, 더민주의 정강정책에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강화를 규정하고 있다”며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산적한 민생문제 해결과 함께 정치개혁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