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찾아간 도내 농촌의 한 중학교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40% 가까이 있었다. 작은 학교인 만큼 교직원과 아이들, 주민들이 교육공동체를 이루며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서 참으로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문화교육 담당 교사는, 학교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다문화 인식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했다. 또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학교에서 운영되는 몇 개의 ‘다꿈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아니라, 학교와 가정과 지역사회가 연계되어 이루어지는 생활밀착형 지원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다문화 학생은 8만2536명(전체 학생수의 1.4%)이며, 다문화 학생 부모의 출신 국적은 베트남, 중국, 일본, 필리핀, 중국(한국계) 순으로 나와 있다. 2015년 기준 도내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4790명으로 전체 학생의 약 2%를 차지하고 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도내 전체 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성장하면서 점점 중·고교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동안 초등 중심이었던 다문화교육 정책이 중등학교로 확대되고 강화되어야 한다. 실제로 다문화 학생들의 취학률과 중도탈락률이 비다문화 학생들보다 월등히 높으며 중·고교로 올라갈수록 그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중학생 시기는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고, 진로를 고민하며, 지역과 사회로 세계관을 확장해가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친구나 부모, 교사, 이웃의 말 한마디 실수에도 상처를 받고 방황하는 시기이다. 그러기에 중·고교에서는 다문화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방식보다 일반 학생들에게 다문화 감수성교육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지난해 4월, 도내에서도 ‘다문화교육 진흥 조례’가 제정되어 전북교육청은 다문화가정 학생의 교육의 질 향상과 사회통합에 주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행복한 학교문화를 위해서 먼저 교육당국은 교직원들의 다문화인식 개선과 전문성 향상을 위한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는 일회성 연수나 원격연수보다 체계적인 직무연수 확대, 다문화 학생 상담매뉴얼 개발과 맞춤형 연수, 국제이해교육 자료 개발, 학교 급별 다문화 교육과정 모델 제시 등 구체적이고 다양한 다문화교육 정책을 발전시켜야 한다. 다음으로 지역사회와 학교, 가정을 연계하는 다문화교육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시스템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 특히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주여성센터 등 관련 단체와의 연계와 협력은 시급하다. 우리 사회는 이미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다문화주의가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 이에 교육현장에서는 글로벌시대 세계시민교육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우선 몇몇 학교에서 운영되는 다문화 학생과 비다문화 학생이 함께 하는 ‘이중언어동아리’,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다문화인식개선교육, 방과후 외국어교육 등을 학교 급별에 맞게 재구성, 확대하는 한편 혁신교육으로서 다문화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푸른 봄날, 교육 현장에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지닌 모든 학생들이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받는 행복한 교육세상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