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옥시레킷벤키저’제품 불매운동이 전북에서도 확산되면서 도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옥시 관련 제품들의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일 전주시내 일대의 대형마트 생필품 코너에 가보니 소비자들의 싸늘한 반응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옥시 제품을 할인행사 품목으로 판매하는 한편 일부 품목은 별도의 단독진열대까지 마련해 구매를 유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육아휴직 중인 회사원 김모 씨(37·전주시 효자동)는 “전국적으로 옥시제품으로 인해 분노가 들끓고 있는데 할인행사로 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 안모 씨(67·전주시 서신동)도 “가습기 살균제에만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제품을 판매한 업체의 상품이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은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대형마트 관계자는“행사는 업체와의 계약에 의해 이뤄진다”며 “소비자들의 분노를 충분히 공감하지만 계약을 함부로 파기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할인행사를 진행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다른 대형마트들은 소비자들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할인행사나 단독진열대에 옥시제품을 진열하지 않았다.
환경단체, 소비자센터, 약국, 맘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한 옥시제품 불매운동도 더욱 확산될 움직임이다.
전북 약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도내 약국 대부분이 옥시제품 판매를 거부할 뜻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주·전북 소비자정보센터는 “옥시제품 사지도 팔지도 맙시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의 안전할 권리를 무시하는 옥시 제품의 불매운동에 동참한다고 2일 밝히며 피해구제 접수를 받고 있다.
SNS나 전북지역 맘 카페 등에서도 옥시제품을 폐기 처분하는 인증사진 등이 올라오는 등 이제까지 옥시 제품을 애용한 소비자들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환경부, 질병관리본부 등이 조사한 1·2·3차 도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청자는 총 43명이며, 이 중 2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전주가 26명으로 가장 많고 완주 5명, 군산·익산 각 4명, 김제·정읍·임실 각 1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