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채기 치유하고 지역발전 통합의 길로

▲ 한완수 전라북도의원

선거라는 정치적 과정은 지역의 주요 의제를 다루고 지역이 당면한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 전라북도처럼 낙후와 소외로 점철된 지역적 특수성을 지닌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선거문화에서는 선거가 지닌 이러한 순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선거가 갈등이 재현되고 증폭되는 상쟁(相爭)의 장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의 고질병이 아닐 수 없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후유증 우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 역시 상생보다는 상쟁의 성격이 짙은 선거였다. 안타깝지만 아직까지는 이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선거 후유증도 적지 않게 우려된다. 고소 고발전은 당사자 간의 문제로 친다 해도 갈라진 지역 민심을 추슬러서 지역발전을 위한 구심력을 복원하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선거기간 동안 보여준 상쟁의 모습은 이제 끝을 내야 한다. 차라리 승자독식의 선거문화에서 다툼은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치부하고 말자. 뒤를 돌아볼 때가 아니다. 지금은 흩어진 지역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한편, 소속 정당의 노선이나 개별 정치인의 이해관계를 떠나 지역발전을 위한 동력을 모아나가는 게 급선무다.

 

따지고 보면 지역발전이라는 가치에서 소속 정당의 다름은 큰 변수가 아니며 되어서도 안 된다.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공조체계 구축, 가시화되고 있는 전북권 국제공항을 비롯한 주요 SOC사업 추진,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조성, 소리창조클러스터사업과 같은 전라북도 주요 현안에서 정당 간 노선차이는 끼어들 여지가 없다. 진보와 보수 진영의 이념논쟁 대상도 아니다.

 

선거 이후에 지역발전을 위한 동력을 모아나가는 과정에서 전라북도가 구심점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마침 전라북도는 최근 국회의원 당선자들과 함께 정책간담회를 이어갔다. 기민하고 적절한 대응이었다. 간담회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을 다짐했다고 한다. 3당 체제에 대해서는 역동적인 지역정치 구도의 형성으로 평가하며 지역발전을 위한 커다란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일제히 입을 모았다. 반가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간담회에서 모아진 초당적 협력 논의를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나가는 일이다. 본격적인 예산편성 단계에 돌입한 시점에서 내년도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초당적 협력은 3당 체제의 역동적인 정치지형이 지역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 평가해볼 수 있는 첫 번째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전라북도는 당선자들 사이의 입장을 지역발전이라는 공통분모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어느 때보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주었으면 한다. 정책간담회의 정례화나 전라북도와 지역 국회의원, 그리고 지역 언론사 및 도내 시민 사회단체들과의 공론의 장을 자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에만 초당적 협력을 일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라북도가 주축이 되어 먼저 나서서 필요성을 역설하고 공론의 장에서 중지를 모아가야 한다. 그런 과정을 누적시켜 나가지 않은 채 지역발전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나 다름없다.

 

당선자들 초당적 협력 보여줘야

 

이번 선거는 예측 밖의 결과를 낳았다. 그만큼 지역발전을 위한 도민들의 응축된 열망이 컸다는 방증일 것이다. 비록 상쟁의 선거를 거치면서 지역 통합에 일시적인 생채기는 났지만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한 당선자들의 초당적 협력은 그 생채기를 치유하는 한편, 전례 없는 역동적 정치지형을 바탕으로 전북발전의 전기를 마련해 나갈 것이다. 꼭 그렇게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