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의 MOU
#표지.
배반의 MOU
#1.
- 있잖아, 전라북도. 그거 해봐, 그거.
- 어…또…?
#2.
- 해봐! 한 번만….
- ….
#3.
- “삼성의 이번 투자는 제조업 분야의 도내 최초의 투자임과 동시에 단일그룹 산업단지로 세계 최대규모다. 새만금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새만금의 꿈이 현실로 바뀔 것이다”(김완주 전 도지사, 실제로 한 말)
#4.
지난 2011년, 삼성그룹과 국무총리실은 총 23조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합니다.
2021년부터 새만금에 ‘그린 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5.
당연히 전라북도는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매년 15조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 1800억원의 세수 유발효과, 5만여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거라는 분석이 이어졌습니다.
#6.
이를 놓고 진실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습니다.
불과 두어 달 뒤에 전북도의회에서는 MOU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발언이 나왔고, 이 해 국정감사에서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 그래도 이 때까진 ‘약속은 약속’이라는 분위기였죠.
#7.
그리고 2013년. 삼성은 ‘그린 에너지’를 담당하던 ‘신사업추진단’을 해체합니다. ‘그린 에너지 종합산업단지’ 개발 계획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집니다.
#8.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삼성 새만금 투자 MOU의 진실과 이행 가능성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 [새만금MP 변경 놓고 ‘삼성 투자’ 또 논란] 2014년 10월 2일자
- [전북도, 시원찮은 '새만금 투자 쇼' 해명] 2014년 10월 16일자
- [[국토위, 전북도·개발청 국감] 삼성 투자의지 의심·기업유치 미흡 뭇매] 2015년 10월 5일자
- ['믿고 기다린다'… 송 지사, 삼성 우회 압박] 2015년 10월 7일
#9.
MOU상 투자 시작은 2021년이지만, 투자를 어떻게 이행하겠다는 계획은 그 이전에 나와야 하지요. 전북도가 다그치자 삼성은 “총선 끝난 뒤 상의하자”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총선 뒤에도 아무 말이 없습니다.
#10.
급기야 전북도의회 의원들이 ‘행정사무조사특위’를 만들어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특위는 본회의 의결을 거쳐 이르면 6월부터 활동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11.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이 한 23조원 투자 약속은 이렇게 무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12.
앗, 설마 우리 정부가 이란과 체결했다고 하는 ‘42조원 짜리’ MOU도……?
#13.
“지금껏 새만금사업과 관련해서 체결한 MOU가 10%만 제대로 추진됐어도 전북은 성공했다. 단체장들이 치적용으로 체결한 기업유치 MOU가 지금 와서는 폴란드 망명정부 지폐처럼 휴지조각이 돼 날린다.”([오목대 칼럼-MOU 체결의 허실] 2013년 9월 11일자)
기획 신재용, 구성 권혁일, 제작 이권중
<삼성 새만금 투자 mou 타임라인>삼성>
2006년 4월 21일 – 새만금 물막이 공사 완료
2007년 11월 22일 -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2007년 12월 18일 – 새만금 특별법 공포
2010년 4월 27일 – 새만금 방조제 준공
2011년 3월 16일 – 정부, 새만금 종합개발계획 확정
2011년 4월 27일 – 국무총리실-삼성그룹 새만금투자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2011년 5월 26일 – 전라북도청, ‘삼성팀’ 조직 계획 발표
2011년 7월 5일 – 전북도의회 오은미 의원, 삼성 새만금 투자 MOU 진실 여부 의혹 제기
2011년 10월 6일 – 전라북도 국정감사에서 장세환 의원, “삼성 새만금 투자는 대국민 사기극” 발언
2012년 12월 11일 – 새만금 특별법 개정, ‘새만금사업 추진과 지원을 위한 특별법’ 공포
2013년 7월 2일 –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산하 신사업추진단 해체
2013년 9월 12일 – 세종시에 새만금개발청 개청
2014년 5월 10일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심근경색으로 쓰러짐
2014년 9월 25일 –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
2014년 10월 1일 – 전북도의회 양용모 의원, 전북도에 삼성 새만금 투자 MOU 공개 요구
2014년 10월 8일 – 전북도, “MOU 공개 불가” 입장
2014년 10월 15일 – 전북도 긴급 회견…“삼성, 사업 포기한 적 없다고 답변했다”
2015년 10월 2일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북도·새만금개발청 국정감사…삼성 새만금 투자 MOU 관련 문제 쟁점화
2015년 10월 6일 – 송하진 전북도지사 “삼성 새만금 투자, 믿고 기다린다” 발언
2016년 3월 2일 – 전북도, 새만금 투자협약 이행과 관련한 삼성 답변 요구 공문 발송
2016년 3월 4일 – 삼성, “총선 끝난 뒤 상의” 답변
2016년 3월 15일 – 군산시에 새만금사업 관리본부 설치, 운영 시작
2016년 4월 13일 –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2016년 5월 3일 - 양용모·국주영은 전북도의원 “삼성 새만금투자 무산 책임 묻겠다”…행정사무조사특위 구성 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