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얼굴을 기다린다.
풍경을 그려가는 시침은 돌아가고
눈길은 출입문으로
두 손은 찻잔으로
지친 시간을 마시려는데
뭇 시선들이 따갑구나.
그리움에 그려진 목소리란
커피 잔이 텅 빈 이런 맛이던가.
△시를 읽다가 눈과 가슴이 막막해진다. 광활한 벌판에서 나 혼자 터벅터벅 걸을 때처럼 공허하다. 커피 잔에 일렁이는 그리움은 작은 폭풍이리라. 기다리는 사람의 목소리와 얼굴과 옛 추억이 출입문을 드나드는 시선을 따갑게 만든다. 기다리면 오는걸까? 밤새도록 기다리면 그리움이 채워지는 사람일까? 울컥 치밀어 오르는 그리움을 잊어 본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