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정상 팀인 전북현대모터스축구단 관계자의 심판 매수 사건이 터지면서 축구계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부산지검은 23일 지난 2013년 경기 때 심판 2명에게 유리한 판정을 부탁하면서 경기 당 100만 원씩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500만 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로 전북현대 스카우터 C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두 심판은 다른 2명의 심판과 함께 지난 2013년과 2014년 경남FC로부터 ‘경기에서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 천만 원을 받아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으며 검찰이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 낸 전북현대와의 매수 사건의 당사자들이다.
이처럼 K리그 클래식 2연패를 달성한 축구 명문 전북현대 관계자가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스포츠 정신을 정면으로 거슬린 심판 매수 사건에 연루되면서 파문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전북현대가 이날 즉각 구단 스카우터의 금품 전달 사실을 인정하면서 앞으로 있을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 수위에 따라 구단의 명성과 리그 운영에 적지않을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심판 매수 등 불공정 심판 유도행위 및 향응 제공’이 확인되면 상벌위를 통해 제명, 하위리그 강등, 1년 이내의 자격정지, 10점 이상 승점 감점, 1억 원 이상 제재금 부과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전북현대로서는 이번 사건이 구단과 무관한 C씨의 개인적 일탈행위로 보면서도 향후 구단과 팬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앞서 구단 대표가 직접 심판 매수를 지시한 경남FC는 지난 해 12월 상벌위에서 7000만 원의 제재금과 승점 10점 감점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전북현대의 팬들도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심판 매수 보도가 이어지자 구단 공식 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팬들과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구단 사이트 마니아토론장에는 ‘아 오늘 정말 화가 나네요’, ‘연간회원권, 유니폼 전부 환불해주세요’, ‘지금 좀 무섭네요’, ‘이거 우리 구단 아니죠? 제발…’ 등 수십 개의 글과 함께 사실 여부를 빨리 밝히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이번 사건과 관련 전북현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스카우터 C씨가 구단에 보고 없이 개인적으로 진행한 일”이라며 “해당 스카우터는 금일부로 직무가 정지됐으며 추후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프로축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전북현대를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스카우터가 스포츠 정신에 벗어난 적절치 못한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심려를 끼쳐드려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진실 규명을 위한 철저한 조사의 협조와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약속했다.
한편 스카우터 C씨는 축구선수 출신으로 고등학교 축구부 감독 등을 거친 뒤 지난 2002년부터 전북현대 스카우터로 일해왔으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친분 있는 후배 심판에게 생활비를 보조해주는 차원이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