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새만금 투자 철회가 5년 만에 공식 확인됐다. 최근 삼성 임원이 전북도청을 방문, ‘새만금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북도가 새만금 바이오산업 투자를 제안했지만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삼성은 새만금투자를 약속한 후 줄곧 침묵하더니 결국 ‘투자 철회’ 카드를 전북도민 앞에 던지고 말았다. ‘혹시나’ 했던 삼성의 전북 투자는 ‘역시나’로 끝났다.
우리는 5년 전 상황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5년 전 이명박 정부는 전북 이전 대상인 토지공사를 주택공사와 통합,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주었다. 명백한 전북 죽이기, 경남 특혜였다. 그 대가로 전북엔 수익성이 낮은 국민연금공단을 던졌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삼성을 새만금 투자에 끌어들인 건 자신들이 LH공사를 빼앗는 바람에 나빠진 전북 민심을 달래려던 임시방편이자 꼼수로 해석됐다. 2011년 4월 27일 국무총리실에서 임채민 국무총리실장과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1차관, 김정관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 김완주 전북도지사 등 5명이 ‘새만금 사업 투자 및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는데, 이는 그동안 전북 투자가 없는 삼성의 느닷없는 돌출 행위였다. 2021~2040년까지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부지에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한다는 것인데, 무려 10년 후에 2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믿거나 말거나식 발표였다. 그런 헛점을 의식한 듯 MOU는 국무총리실에서 실장과 부처 고위 관료가 참석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거짓을 참으로 믿게 만들려는 분위기다.
당시 전북에는 이명박 정부의 쇼에 삼성이 동원됐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정부와 글로벌 그룹 삼성이 약속을 어기겠느냐는 일말의 기대감도 가졌다. 전북은 거짓이라도 참이 됐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정부는 이를 역이용했다. 반드시 이행하지 않아도 되고,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MOU 카드로 전북도민을 결국 기만했다.
정황 상, 삼성은 이명박 정부의 강압에 못이겨 이 사기극에 동참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의혹이 현실화된 만큼 5년 전 쇼를 기획하고 실행한 정부와 삼성, 전북도는 도민에 사과해야 한다. 김완주 전 도지사는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석고대죄 해야 한다. 국민을 우롱한 모든 관계자들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 전북도의회는 실체적 진실을 확실히 규명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