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소리’하면 김도현을 떠올릴 수 있도록 초심 잃지 않고 훌륭한 소리꾼이 되겠습니다.”
제42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 부문에서 ‘적벽가 중 조자룡 활 쏘는 대목’으로 장원을 차지한 김도현(34)씨.
그는 모든 예술인들이 그러하듯 이번 경연 무대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이 놈의 상아~대사습상아. 어디갔다 이제오느냐, 얼씨구야, 절씨구~.” 김씨는 장원의 기쁨을 시원한 곡조로 뽑아내 관객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김일구·김영자 명창의 자제인 그는 부모의 재능을 이어 받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소리와 악기를 접했다.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기악부(아쟁)와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차지했던 아버지 김일구 명창을 따라 아쟁과 소리 공부를 병행했다.
김씨 역시 아쟁으로 지난 2005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기악부 장원을, 2006년에는 경주 신라문화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는 소리에 매진해 지난 2011년 남원의 국립민속국악원에 입단해 4년간 중단원 생활을 지냈고, 지난해에는 전북도립국악원에 입사했다.
대를 이어 전통을 계승하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는 “부모님이 모두 명창이기 때문에 다른사람들의 편견도 있었고, 부모님의 명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심적 부담도 컸다”면서 “큰 산을 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실력을 쌓아나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리에 있어서 가장 큰 스승 역시 부모님이었다. 그는 김일구·김영자 명창을 사사해 더욱 엄격한 수련을 거쳤다.
그의 장원 수상은 지난 2005년 왕기석 명창 수상 이후 11년 만의 남자 소리꾼의 수상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앞으로 퓨전국악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음악이 기본이 돼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며 “전통을 기반으로 한 우리 소리를 꿋꿋이 지켜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전북도립국악원 단원인 그는 오는 10월 예정인 국악원 30주년 기념 공연, 창극 ‘이성계, 해를 쏘다’에서 이방원 역할로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