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20대 총선에서 텃밭인 호남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이 여전히 전북을 홀대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총선 참패 이후 ‘호남의 민심을 경청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상임위원장 인선 과정이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20대 총선 결과, 더민주 소속으로 호남에서 유일하게 3선 자리에 오른 이춘석 의원(익산갑)이 그 중심에 있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 때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맡아 활동하면서 협상능력을 충분히 검증받은 데다 더민주의 텃밭인 호남의 유일한 3선이어서, 당이 배려할 경우 20대 국회 상반기 상임위원장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더민주 원내지도부가 상임위원장 임명을 과거 관행에 따라 진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같은 지역 정가의 기대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모양새다.
더민주가 호남에 대해 배려하지 않고, 관례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임명하면 당내 3선 의원 20여 명 중 나이순으로 18번째에 해당하는 이 의원은 상임위원장을 맡기란 사실상 어렵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지역 정가에서는 더민주가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상임위원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었다. 4·13 20대 총선에서 참패한 더민주가 텃밭의 등 돌린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호남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중앙 정치권에서 그 역할을 수행할 호남의 다선의원은 이 의원이 유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지역 정가에서는 호남에 대한 민심 경청이 말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0대 총선 결과 호남에서 더민주의 영향력이 약화된 것이 확인됐는데도, 지도부가 실질적으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호남에 대한 배려는 인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며 “말로만 호남을 배려하겠다고 외칠 뿐, 실제로는 홀대하고 있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