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관광지 개발 표류 재정비 필요

전북 21곳 중 완료 6곳뿐, 중지 1곳·진행 14곳 / 실제 투자 56%…무리한 민자·예산낭비 초래

전북지역 대규모 관광지 개발사업이 지정 후 길게는 30년이 넘도록 표류하고 있다. 민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업이 중단되거나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해 예산 낭비는 물론 민간 사유·토지 재산권 행사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관광지 조성 계획과 현재 실정에 대한 부합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재정비 방안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관광지를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전북도에 따르면 관광진흥법에 따른 도내 관광지는 1984년 7월 남원시 어현·노암·신촌동부터 2012년 9월 부안군 변산면 변산해수욕장까지 모두 21곳이다. 지정 면적은 1327만 6097㎡, 사업비는 2조 202억 4900만원에 달한다. 전체 관광지 사업비의 70%(1조 4227억 1800만원)가 민간투자사업으로 계획되면서 민간투자자의 자금난과 유치 여부에 따라 관광지 개발이 좌지우지되고 있다.

 

실제 투자 실적은 국비 1728억원, 지방비 2968억원, 민간투자 6706억원 등 1조 1372억원 규모로 계획 대비 56%에 불과하다.

 

마이산 회봉 온천 관광지는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2014년 4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공사 중단 전까지도 계획 대비 10% 수준인 237억 2600만원이 투자됐다.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토지구획정리조합 조합원 간의 갈등, 사업 추진에 대한 불신 등이 겹치면서 많은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나머지 상당수도 부분적으로 공사가 추진된 채 방치되는 실정이다. 관광지 21곳 가운데 조성이 완료된 곳은 6곳뿐이다. 1곳은 공사 중지, 14곳은 짧게는 4년 길게는 31년 동안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 진척이 더딘 상황에서 기간 연장만 반복하는 사례가 나타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도 요구된다.

 

실제 은파 관광지는 1985년에서 2016년까지 사업 기간을 8차례 연장하고, 금강호 관광지도 1992년부터 2022년까지 사업 기간을 4차례 연장했다. 은파와 금강호 관광지의 사업 추진율은 각각 67%, 25%에 머물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관광지 지정 후 장기간 사업이 추진되지 않는 사업장에 대해 전면 재점검하고, 경고성 의미를 담은 ‘단기 연장’을 한 바 있다. 제주도 11개 관광개발사업장에 대한 사업 시행 기간 연장과 관련해 7개 사업장은 1년, 3개 사업장은 3년, 1개 사업장은 5년씩 각각 연장했다. 1년간 별다른 사업 진척을 보이지 않을 경우 승인 취소 등 과감한 행정적 조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