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문형표 이사장 "올 연말 기금본부 전북 사옥 완공…차질없이 본사 이전"

▲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과 관련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에 이전한 국민연금공단은 좋든싫든 항상 도민들의 큰 관심 대상이다.

 

무려 5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인데다, 국민연금공단 산하기관인 기금운용본부가 과연 통째로 전북으로 이전할 것인지 오랫동안 논란이 돼왔기 때문이다.

 

공사화 논란부터 시작해서 기금운용본부 주된 사무소의 서울 잔류 등 그동안 도민들의 신경은 온통 국민연금공단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쏠려있었던게 사실이다.

 

이에따라 전북일보는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부터 취임 이후 소감과 더불어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7일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실에서 가졌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서 어떤 각오로 업무를 수행하실 것인지 구체적인 비전을 밝혀주십시오.

 

“국민연금은 현재 2100만 명의 가입자와 400만 명이 넘는 수급자에게 연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기금 500조 원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규모면에서 세계 3대 연기금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재임중 다음 네가지를 위해 주력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국민 모두가 노후에 자기 연금통장을 갖는 것’으로 연금사각지대에 있는 납부예외자, 적용제외자 등을 하루 빨리 제도권으로 흡수해서 보다 많은 분들이 보다 많은 연금을 받으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자식 보다 든든하고 믿을 수 있는 국민연금이 되는 것’으로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2018)시 구체적인 장기재정 운용 계획을 마련해서 국민들에게 연금지급에 대한 확신과 신뢰를 심어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우리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고 떳떳하게 연금제도를 물려주는 것’으로 현세대와 후세대간 형평에 부합하는 적정한 이익과 부담 수준에 대한 장기적인 시각에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며, 끝으로 ‘공단이 세계 최고의 연금서비스기관이 되는 것’으로 공단 사업전반에 있어서의 변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정보통신기술 발전과 세계화 시대에 부합하는 미래지향적인 조직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국민들 사이에 가장 큰 시각차를 보이는게 바로 국민연금의 운용을 둘러싼 문제인 것 같습니다만, 이사장님께서는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국민연금기금은 국민들께서 공단에 맡겨주신 노후 준비자금이며, 추후 이 분들께서 은퇴하실 때 연금으로 돌려드려야 될 지불준비금이기 때문에 우리 공단은 기금을 보다 안전하고 수익성있게 운용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기금운용의 성과는 제도의 재정 안정과 직결될 만큼 중요하다는 점에서 기금운용에 있어 새로운 수익원 확보와 이에 따른 리스크관리를 할 수 있는 ‘전문성’ 및 법과 제도에 따라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일성으로 기금운용본부 조직개편을 표방하셨는데, 바람직한 조직개편 방향은 무엇입니까.

 

“전세계적 경기침체와 저성장 추세, 그리고 심화되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기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금융적 전문성 확보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전문 운용인력 증원, 리스크 관리체계 강화, 해외 투자 네트워크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최근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대한 분석 역량과 자산별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 리서치, 리스크 관리, 대체투자 사후관리 등 관련 팀 조직을 최근 개편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국민연금공단의 애물단지로만 여겨졌던 청풍리조트에 대한 대대적인 경영개선 및 흑자경영을 선언한 것도 기억에 남는 일입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산하 기금운용본부가 그동안 공사화 여부및 전북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할 것인지 등에 대해 계속 논란이 됐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국민연금기금운용 관리기구의 전북이전은 이미 국민연금법 27조(사무소)의 규정에 따라 확정된 상태며, 올 연말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전주사옥이 완공되면 본사가 차질없이 이전할 계획입니다. 기금운용본부는 특히, 서울에 있는 본사 인력의 전북혁신도시 이전에 그치지 않고, 전북혁신도시에 추가로 3만3000㎡(약 1만평)의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마쳤으며, 부지 매입과 관련한 내년 예산 확보 작업도 추진중입니다. 기금운용본부는 앞으로 20년후 기금 2500조 규모로 전세계에서 가장 큰 기금을 굴리게 되는데, 펀드 매니저 등 운용인력이 최대 2000여 명에 달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전주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공단은 향후 신규직원 채용 시 전북지역 출신 인재를 15%이상 채용하기로 목표를 세웠으며, 이전 첫 해인 지난해에는 일반직 신규채용 136명중 26명(19%)을 실제 채용한 바 있습니다. 공단 본부 임직원과 가족, 그리고 기금운용본부 임직원과 가족의 점진적인 지역 내 정착과 함께 물품·용역·공사 등에 있어서의 지역업체 참여, 국민연금 관련 국내외 학회, 세미나, 포럼 등 행사 개최,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등의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는 등 앞으로 지역민과의 교류 확대에 나서겠습니다.”

 

● [문형표 이사장은] 조부·부, 전주지법원장 역임·사회보장제도 역사에 큰 족적

 

500조 원을 돌파해 세계 3대 연기금에 해당하는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는 문형표(60)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전주와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고 한다.

 

그는 서울에서 출생했지만, 작고하신 할아버지(문기선)와 아버지(문영극)이 모두 전주지방법원장을 역임한 인연으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전주를 수없이 왕래했기에 전주가 마치 제2의 고향과도 같다고 한다.

 

연금공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주소를 전주시 효자동으로 이전, 이번 총선때 전주에서 투표를 하기도 했다.

 

서울고,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연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줄곧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연구위원,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치며 공공경제학과 사회보험 분야에서 명성을 쌓았다.

 

문 이사장은 국민연금제도가 학문적·정책적으로 우리나라에 뿌리 내리게 한 대표적인 ‘1.5세대’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이 주목받지 못하던 때부터 이 분야를 집중 연구, 국민연금 제도개선 및 재정추계 때 학계 대표격으로 참여했다.

 

2008년 제2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위원장과 2013년 제3차 재정추계 때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으로 활발히 활동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현 정부들어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기초연금제도의 성공적 정착과 기초생활보장 맞춤형 급여 첫 지급이라는 우리나라 사회보장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숱한 어려움에도 불구, 4대 중증질환 지원 강화, 3대 비급여 개선, 10년만의 담뱃값 인상과 어린이집 CCTV 설치 등 어렵고 중요한 과제와 해묵은 숙제를 거뜬하게 해결했으나, 지난해 메르스 사태당시 초기대응 미숙 등의 비판을 받으면서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때마침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논란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그는 지난해말 숱한 논란속에서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보란듯이 컴백,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재확인시켰다.

 

나서기 싫어하고 매사를 신중하게 접근하는 스타일인 그는 술은 잘 마시지 않지만, 틈날때마다 공단 직원들과 땀을 흘리며 탁구시합을 벌이는 등 스킨십에도 능하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