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 왕태삼

명태 두드리며

 

밤새

 

술 한 잔 따르고 받고

 

동트는 아침

 

보글보글

 

북엇국 익는 소리

 

후루루

 

한 수저 뜨고

 

서랍에 넣어 두고

 

백 일 뒤 꺼내어

 

다시 간 보는

 

말간 시 한 줄

 

△한 편의 시는 시인의 고통으로 피어난다. 온몸의 전율로 원고지를 메꾼다. 내면의 아픔으로 시를 세상에 내놓는다. 매를 맞는 명태를 생각한다. 술 맛과 북엇국 맛을 위하여 명태는 얼마나 몸을 뒤틀고 있을까? 백 일 뒤 원고지에서 추락하지 않기 위하여 시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있을거다. 서랍으로 들어갈 시에게 술 한 잔 권하고싶다. 시인이 완성된 시를 읽고 무릎을 칠 때 명태의 상처는 화들짝 꽃으로 피어나리라.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