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열린 '전주단오'] 행사 다양했지만 전통맥 잇기엔 부족

역사·정체성 미흡하고 노년층 방문객 대부분 / 젊은층 즐길거리 필요 / 공방 37곳 참여 '눈길'

▲ 지난 9~10일 덕진공원 일대에서 열린 전주단오 행사에서 시민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전주 단오’가 대표 콘텐츠인 물맞이 행사와 단오부채 전시를 비롯해 다채로운 문화행사로 많은 시민을 모았지만 여전히 역사성과 정체성 확립이 요구된다. 또한 60여 년간 전주시민과 함께해온 세시풍속인 만큼 그 맥이 이어질 수 있도록 현대적 콘텐츠를 도입, 젊은층을 유입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전주 덕진공원 일대에서 열린 ‘전주 단오’ 축제는 세월호 참사, 메르스 등으로 3년 만에 열린 행사인 만큼 많은 시민들이 방문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평일임에도 임실, 장수, 익산 등 지역 곳곳에서 모인 시민들은 창포물 머리감기, 창포족욕체험, 장명루(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손목에 오색실 묶기) 등 단오 풍류체험을 했다. 단오 풍류공연, 민속놀이마당, 전국풍남춤페스티벌, 수원시립공연단의 ‘관무재’ 특별초청공연 등 문화행사도 풍성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특설무대 일대는 물론 공원 언덕마다 자리를 깔고 단오를 맞이하는 어르신들로 가득 찼다.

 

올해 첫 실시된 건지산 프리마켓도 눈길을 끌었다. 송천동 건지산 일대 공방 37곳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시민과 어우러지는 축제 의미를 더하고자 했다.

이틀간 다양한 행사가 빈틈없이 이어졌지만 ‘전주단오’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는 부족했다. 단오물맞이와 전통문화 교육을 강화해 전주단오만의 정체성을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예년에 비해 특색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다른 축제에서도 볼 수 있는 이벤트성 행사가 많았고, 기존 관행을 답습했다는 평이다. 역점을 둔 민속놀이체험과 농경생활체험 등은 별다른 설명 없이 보여주기 식으로 진행돼 이를 통해 전주단오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젊은 층을 유입할 만한 현대적 콘텐츠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올 축제현장을 메운 이들은 대부분 노년층이었다. 간혹 가족이 함께 나들이 온 젊은 부부와 대학생들이 보였지만 이들 대부분은 단순히 덕진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이었다.

단오는 설, 추석과 함께 대표 명절로 불릴 만큼 중요한 세시풍속이다. 특히 지난 1959년부터 열린 ‘전주단오’는 덕진공원과 함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축제 속에서에도 전주 단오의 명맥이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도내 문화예술인들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얼마 가지 않아 전주 단오는 맥이 끊길 수도 있다”면서 “새로운 젊은 향유층을 유입시켜 진정으로 모든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