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이 계획을 추진하는 이유는 얼핏 타당해 보인다. 외국적 선박의 국내항간 운송을 금지하는 선박법상 ‘카보타지’의 법규 위반을 해소하는 효과와 자동차 전문 환적기지 육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외국적 선박들이 군산항, 평택항, 목포항, 광양항을 오가면서 환적 자동차화물을 실어 나르면서 나타나는 카보타지 법규위반 시비를 해소하고, 광양항을 자동차 환적 허브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 자체는 괜찮아 보인다. 자동차 화물의 연안 수송은 광양항을 기점과 종점으로 하는데, 광양↔군산·울산·평택·목포항의 4개 항로에서만 자동차 수송이 허용되는 시스템이 된다.
문제는 일선 항만 경제사정을 도외시한 이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물동량이 급감하게 되는 군산항 등 다른 항만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군산항의 경우 취급 자동차가 지난 2013년 5만4000대에 불과했지만 2014년 16만4000대, 2015년 23만4000대 등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늘어나는 자동차 환적 화물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군산항은 51억원을 투입, 5만㎡의 야적장을 새롭게 단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광양항 자동차 허브화가 시행되면 군산항에서 직접 수출되는 자동차만 취급해야 하고 자동차 전용부두, 야적장 등은 애물단지가 된다.
일감 많은 환적화물이 20% 이상 감소하면 320여 명의 하역노동자들의 하역노임이 줄어든다. 또 하역·검수·예선·도선·고박·선박대리점 등 항만 관련업계는 경영상 치명타를 입을 게 뻔하다.
해수부가 자동차 환적 화물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을 빌미로 광양항만 살리고 군산항 등 타 항만을 고사시키는 정책을 펴는 건 정의롭지 않다.
해수부의 ‘광양항 자동차 환적 허브화 계획’은 특혜잔치일 뿐이다. 정부는 군산항 등 다른 항만을 희생양 삼아 광양항만 키우겠다는 이 계획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