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해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진안에 귀농한 한 부부가 황매실을 재배해 불황의 파고를 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진안군 진안읍 종평마을에 사는 귀농 10년 차 이희춘(64)·안영님(63) 씨 부부. 이들은 지난 2006년 매실농장의 꿈을 안고 진안으로 귀농했다. 3년 동안 매실나무를 심어 어엿한 농장주가 됐다. 부부가 가꾼 매실 농장은 1만6000여㎡. 이곳에서 한 해 수확하는 매실은 9톤, 소득은 연간 4000여 만 원.
농장에 심은 매실은 남고·옥영·백가하 등 3품종이다. 모두 황매실로 700주 정도를 심었다.
황매실은 청매실에 비해 향이 월등히 진하고 떫은맛, 쓴맛, 신맛이 덜할 뿐만 아니라 구연산 함량이 10배 가까이 높아 효능면에서 확실한 비교 우위에 있다는 게 부부의 설명이다.
이들의 농장에서 생산된 매실의 가격은 10㎏ 1상자에 5~6만 원 정도. 비싼 편이지만 높은 품질을 인정받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부부는 인기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복숭아나무에 매실나무를 접목할 경우 열매가 커서 외관상으로는 매우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구연산 등의 함량이 떨어져 효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는 이 점을 간파하고 농장에 이런 나무는 아예 한 그루도 심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우리 농장 매실이 고가이지만 잘 팔리는 이유 같습니다.”
부부는 매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매실나무에 매실나무를 접목한 묘목’만을 고집스럽게 심어 성공했다. 이젠 주위 농가에 자신 있게 매실을 권장하는 ‘매실 전도사’가 됐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들은 지난 2006년부터 해마다 200여주의 매실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실에 대해 아는 게 부족했던 탓에 원하지 않는 품종을 심어 전부 캐내야 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지난해에도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뜻밖의 일이 생겼다. 70% 정도의 매실이 듣도보도 못한 ‘복숭아씨살이좀벌레’로 몸살을 알았다.
위기의 순간 부부 앞에 구세주가 나타났다. 전남 광양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을 지낸 이동연 씨가 바로 그 사람. 이 소장의 도움으로 부부는 좀벌레를 완전히 퇴치할 수 있었다.
부부는 “우리 매실은 육질이 단단해 장아찌를 담그는 데 유리하며, 아삭거림도 좋다”고 자랑하며 “우리 농장을 마이산과 연계한 관광체험농장으로 가꾸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