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화단에 입문한지 60년을 앞두고 기념전시를 준비하던 원로작가 윤명호(75) 화백이 화재로 작품이 모두 소실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1990년 완주군 상관면에 화실 ‘청우헌’을 마련하고 줄곧 이곳에서 작업해온 화백은 내년 봄 개인전을 열 계획으로 작업에 열중해왔다.
화백은 16살에 한국화에 입문해 대한민국 미술대전을 비롯해 유수의 공모전에서 수상했고,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해왔다. 상관 내아마을에 정착한 이후로는 마을 담장벽화 그리기를 이어왔다. 특히 플룻 연주자인 딸 수연씨와 함께 작은 음악회도 열면서 행복한 마을만들기에 앞장서왔다. 이와 관련해 내아마을은 지난 2013년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화목보일러에 불이 나면서 100m²의 화실과 70여점의 작품이 불에 탔다. 특히 작품은 화백이 전시를 위해 준비한 최근작은 물론, 그동안 소장해온 것까지 포함됐다. 화백은 “작품 대부분이 표구를 마친 상태였는데, 비가 와 습기가 차서 보일러를 켰다가 변고가 생겼다”고 말했다. 화재보험을 들지 않아 보상받을 길은 없다.
작품은 살고 있는 마을의 산과 들 호수같은 산수화가 대부분이다.
화백은 “새로 시작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면서 “붓부터 사야겠다”고 말했다. 또한 “내아마을을 큰 미술관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면서 “다시 힘을 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