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의 시작 '고부'를 들추다

송화섭 교수 등 〈두승산유선사〉·〈유선사지〉 발간 / 문헌 연구·현장 답사 통해 역사·설화·풍수 등 엮어

“지방사, 지역사 없는 한국사는 온전한 역사일수가 없죠. 고부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역사적 가치가 중요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습니다. 이 책은 고부지역 유물, 유적 등 문화유산을 통해 역사적 가치를 읽어내고 고부와 두승산, 그리고 두승산에 터를 잡아온 유선사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한 것입니다.”

 

유선사지 발간추진위원회가 <두승산유선사> 와 여기에 구술자료 등을 더한 <유선사지(遊仙寺誌)> (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추진위원장인 송화섭 전주대 교수를 비롯해 김기덕 건국대 교수, 박경하 중앙대 교수, 조명일 군산대 박물관 연구사, 조용헌 칼럼니스트가 참여했다.

 

책을 만들게 된 것은 고부 두승산 유선사 주지인 성수(性洙) 스님이 유선사 이야기를 엮어달라는 요청에서 시작됐다.

 

유선사를 들여다보니 두승산과 고부군이 눈에 들어와 함께 조사했다. 현장답사, 문헌 연구를 통한 고고학적 발굴성과와 역사뿐만 아니라 설화, 풍수, 감응(感應) 등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풀었다.

 

이 책에 따르면 전남과 전북의 경계지점에 위치한 고부에 백제의 중방성(군사 행정의 지방 5대 거점 중 한 곳)이 있었다는 설이 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이는 고부군이 정치, 행정, 경제,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와 기능을 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고부천 유역은 마한의 지배층 무덤인 분구묘가 매우 밀집돼 있는 곳 중 하나로, 이는 백제의 진출 이전 이미 강력한 토착집단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읍의 역사와 문화는 고부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두승산이 있다. 두승산은 백제의 신선사상과 미륵사상의 기운을 품고 있다.

 

두승산 정상에는 유선사(전통사찰54호)가 있다. 신라 때 의상(義湘)대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진 절은 몇 차례 중건을 거쳐 1982년 비구니 성수(性洙)스님이 주지로 부임해 다시 불사를 진행하고 격을 갖추게 됐다.

 

책 <두승산유선사> 에는 필진들이 쓴 ‘백제의 고부 진출과정’ ‘고부의 연혁과 두승산의 역사’ ‘두승산 유선사의 신선사상’ ‘유선사에 얽힌 미륵신앙’ ‘풍수지리적으로 분석한 유선사’ 등이 담겨 있다.

 

이 책에 성수스님의 구술자료와 유선사 사진 등을 화보로 붙여 <유선사지(遊仙寺誌)> 를 출간했다. 성수스님 수행이야기, 약사여래불·대웅전·3층요사채·종각 조성 과정, 보타산·구화산·인도·중국 성지 순례 등 유선사에 얽힌 역사와 일화들이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