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된지 1개월여가 지난 가운데, 전북지역 대형 할인점 대부분이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마트는 진열 매대를 축소하고 추가 발주를 중단하기는 했지만 도내 대형할인점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도 여전히 옥시 제품을 진열 판매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본보가 전북지역에 있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이마트, 하나로마트 등 대형할인점 17곳에 대해 옥시 제품 판매 여부를 전수조사한 결과 롯데마트 7곳과 홈플러스 5곳, 하나로마트 1곳 등 총 13곳의 대형할인점이 옥시 제품을 매대에서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7개 지점(전주·송천·덕진·익산·남원·군산·정읍)과 홈플러스 5개 지점(전주·완산·효자·익산·김제), 하나로마트 1개 지점(전주) 등 대형할인점 대부분이 지난 15일을 전후한 본사의 ‘옥시 제품 철수’방침에 따라 지난 17일까지 매대에 진열된 옥시 제품을 모두 창고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측 관계자는 “다각적으로 검토한 결과 옥시 제품을 매장에서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며“계속되는 시민 단체들의 요구와 국민 정서를 고려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나로마트 전주지점 이동섭 실장은 “본사 측에서는 옥시 제품에 대해 추가 발주를 하지 말고, 남은 재고 물량만 판매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그러나 사회적으로 집중되고 있는 현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옥시 불매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 4개 지점(전주·군산·익산·남원)은 여전히 옥시 제품을 진열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 측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옥시 제품에 대한 추가 발주는 하지 않고 있으며, 기존 매대보다 작은 공간에서 축소 진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이마트 한 관계자는 “본사 측의 확실한 지침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대형할인점 대부분에서 옥시 제품을 빼고 있는 상황에서 이마트도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생활용품 영역에서 옥시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가운데, 옥시 불매에 참여한 대형할인점과 옥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간에 일부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20일 오후 1시 직접 찾아가 본 전주시 중노송동 홈플러스 전주완산점에서는 쇼핑을 하러 온 40대 여성이 옥시가 만든 제습제 ‘물 먹는 하마’를 찾았다. 잠시 뒤 이 여성은 매대에 옥시가 아닌 타사의 제습제만 진열된 상황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직원을 불러 따졌다.
이 대형할인점은 지난 15일 본사의 방침을 전달받고 ‘물 먹는 하마’는 물론 ‘옥시크린 표백제’ 등 옥시 관련 제품을 매대가 아닌 창고에 쌓아 놓았다. 생활용품 종류만 약 10종 이상이 되는 옥시 제품이 모두 빠지고 타사의 대체품이 매대에 진열됐다. 애초 옥시 제품이 있었던 매대 중 일부는 덩그러니 비어 있었다.
홈플러스 전주완산점에서 만난 시민 전모 씨(46·여·전주시 인후동)는 “습한 여름철을 맞아 ‘물먹는 하마’를 사러나왔는데 팔지 않아 당혹스러웠다”며 “옥시 사태가 소비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