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평화육교, 궁즉통 세상이치로 풀자

▲ 엄철호 익산본부장

익산사회가 평화육교 재가설 공사를 둘러싸고 시끄럽다.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익산시가 제시한 잠정 계획안에 대해 평화·인화동 등 인근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반발의 쟁점은 공사 진행 방식이다.

 

새로운 교량이 들어서는 2년여의 공사기간 동안 하루 1만 5000여대 이상에 달하는 평화육교 통행차량을 평화동 제일아파트 앞 길로 우회시키겠다는 계획안 때문인데 눈에 뻔히 보이는 교통대란 불편은 물론 교통사고 위험에 시민들을 내모는 전형적인 공사 편의적 발상이다게 그들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대체도로나 가교 등의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의 주장이 십분 이해된다.

 

그렇다고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익산시를 마냥 나무랄수도 없다. 평화육교 재가설에 투입되는 전체 사업비 500억원 가운데 익산시가 부담해야 할 사업비 193억원 확보도 절대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주민들의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100억원 이상의 추가 확보는 곱사등에 등짐 하나를 더 얹는 셈이 된다.

 

양 측 모두가 정말 딱한 처지다. 이 실타래를 풀 해법과 지혜가 정녕 없다는 말인가. 문득, 궁하면 통한다는 뜻의 ‘궁즉통(窮卽通)’한자성어가 떠 오른다.

 

세상에 답이 없는 경우는 없다.

 

난마처럼 얽힌 지금의 평화육교 재가설 문제를 궁즉통의 세상이치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봤으면 한다.

 

그 원점의 시작은 익산시민들이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4선 조배숙 의원과 3선 이춘석 의원에서 출발돼야 한다. 소위 말하는 중진의 두 국회의원이 정부와의 재협상을 이끌어 내 더 많은 국비를 확보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뾰족한 해법이 없기에 하는 말이다.

 

두 국회의원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지게하는것 같아 미안함도 없지 않지만 지난 1975년 정부에서 건립해 익산시에 일방적으로 관리를 이양시킨 평화육교가 단순히 지방도로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에서 한국철도시설공단 61%, 익산시 39%라는 현재의 공사비 분담율은 너무 불합리한 처사다.

 

또한 평화육교가 호남고속철도 공사의 연장선상에 있는 노후 교량임에 불구하고 이같은 사업비 분담율 도출은 정부의 접근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것을 지적한다.

 

내친김에 공사 방식과 관련해서도 주문을 던진다. 주민들이 그토록 반대하는 지금의 계획안 대신 육교를 서로 반으로 나눠 건설한 후 나중에 이어 붙이는 반폭시공 공법을 적극 검토해 봤으면 한다. 지금의 평화육교 바로 옆에 한쪽 편도선의 교량을 우선 시공하고, 이 공사가 끝난 후 기존의 육교를 철거하면서 나머지 반쪽 편도선 교량을 건설해 연결하자는 얘기다. 2년의 공사기간 동안 평화육교 통행을 막지 않해도 된다.

 

한가지 더 추가한다. 심한 급커브로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지금의 도로 선형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막대한 혈세 투입을 통해 똑같은 선형에 죽음의 도로를 만든다는게 말이나 되는가. 물론 지금의 선형을 곧게 직선화 할 경우 애초 계획했던 사업비 보다 크게 늘어나 또다른 고충으로 이어지겠지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돈과 맞바꿀수는 없다.

 

협상의 기본은 주고받는 것이다.

 

서로가 주고 받을수 있는 유익한 조건과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협상이다. 상대방에게 일방적 요구가 아니라 내 것도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돌파구를 찾는게 협상론 제1원칙이다.

 

재정적 빈곤만을 앞세워 너무 어거지 떼쓰기로 일관했다가 협상 자체를 망칠수 있다. 특히나 익산시는 협상론의 기본 원칙을 가슴깊게 새기고 혹시나 있을 앞으로의 재협상에 대비해 철저한 전략을 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