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성산성, 통일신라 판축 토성"

전라문화유산연구원, 24일 발굴현장 공개

▲ 김제 성산성 최하층 판축성벽과 출토 유물. 성산성은 흙을 떡시루처럼 얇은 판 모양으로 켜켜이 다져 쌓는 판축기법으로 만들어졌다.

김제 성산성이 통일신라말~고려 초, 세 차례에 걸쳐 흙으로 쌓은 판축(版築) 성벽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먼저 지어진 최하층 성벽의 축조 기법, 재료가 통일신라시대 이전부터 사용됐던 것임을 고려하면 그 이전 시기에 지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박영민)은 비지정 매장문화재 학술조사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부터 김제 성산성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성산성은 김제 성산 정상을 둘러싸고 있는 산성이다. 성곽 축조 방식, 시기 등과 관련한 문헌 기록이 없고 지난 1925년 문화재 관련 지표조사를 제외하고는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잔존상태가 양호한 서쪽 성벽을 조사한 결과, 성산성은 흙을 떡시루처럼 얇은 판 모양으로 켜켜이 다져 쌓는 판축기법으로 만들어졌다. 단순히 흙을 쌓아 올리는 성토(盛土) 기법보다 견고하다. 특히 가장 먼저 지어진 맨 아래 성벽은 점토와 마사토(풍화암반토를 재사용한 흙)를 사용해 정교하게 쌓았다. 그 위로는 두 차례에 걸쳐 성벽을 보강한 흔적이 발견됐다.

 

통일신라말~고려초에 만들어진 선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선문계 기와와 생선뼈무늬가 표현된 어골문계 기와, 물결무늬가 새겨진 대형 항아리도 발견됐다. 국가 시설로 이용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관(官)자가 찍힌 기와도 출토됐다.

 

성벽 안쪽에는 건물을 세워 성의 방어를 튼튼히 한 것이 확인됐다. 성벽 안쪽으로 건물지와 관련된 석렬(石列)이 발견됐는데 이는 안쪽 지형을 평탄하게 만든 후 건물을 세웠던 흔적이다.

 

전라문화유산원 관계자는 “출토유물로 보아 성곽이 조성된 시기는 통일신라말~고려 초로 보이지만 최하층 판축토성의 축조 기법이나 재료, 영정주공(永定柱孔) 간격 등을 고려하면 그 이전 시기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발굴 조사에서는 성벽 일부만을 절개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더 깊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3시30분에는 발굴현장(김제시 교동 262-4)에서 성산성 발굴조사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