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 폐석산에 불법매립

5년간 3만 5250톤…익산시 지도감독 허술 도마에

익산의 한 폐석산이 맹독성 1급 발암물질인 ‘비소’가 담긴 폐기물 수 만 톤을 불법 매립해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수년에 걸쳐 불법 매립된 폐기물은 심한 악취와 악성 침출수를 유발해 인근 토양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었지만 익산시는 이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더더욱 큰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정헌율 시장은 25일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문제의 폐석산 현장을 직접 찾아 상황 파악을 통한 철저한 사후 관리 대책 만전을 주문했으나 지도감독 및 단속 구멍 등 행정당국의 허술한 관리체계 만큼은 거센 비난을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환경부 중앙환경사범수사단은 1급 발암물질인 비소의 법정기준치를 최대 682배나 초과한 ‘광재’를 수년간 조직적으로 매립한 폐석산 등 전국 11곳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

 

광재는 폐배터리를 분리하면 그 안에 담겨있는 불순물로 인체에 치명적인 맹독성 1급 유독·발암물질인 비소가 포함된 지정폐기물이다.

 

이번에 적발된 이들 양심불량 업체들 중에선 익산시 낭산면의 A폐석산이 포함됐다. A사는 일반폐기물을 매립하겠다고 신고한 뒤 지정폐기물을 무려 3만5250톤이나 불법 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덤프트럭 2500대가 넘는 분량이다.

 

이 폐석산은 이런 불법 매립을 통해 10억원이 넘는 부당이익을 챙겼고, 해당 업체 부대표는 환경을 오염시킨 혐의로 전격 구속됐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더더욱 큰 문제는 이 폐석산의 불법행위가 2011년부터 시작돼 지난해 말까지 계속됐지만 익산시는 이런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했다는 점이다.

 

이런 사이 이 폐석산에서 발생한 침출수는 익산시민들이 사용하는 공공수역으로 흘러들었고, 공공수역으로 흘러든 침출수에선 비소와 카드뮴 등 발암물질이 검출돼 애꿎은 시민들의 건강만 위협받게 됐다.

 

“물 내려오는 것이 빨간해요. 물고기도 죽고 그래요”

 

철저한 관리 감독과 함께 불법 매립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얘기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귀 기울여 들었더라면 수년에 걸친 이런 양심불량 행위는 일찌기 막을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 전산시스템에 배출자부터 운반, 최종 처리업체까지 일반폐기물로 신고해 알 수 없도록 했다”며 “환경부에서 향후 처리지침이 내려오면 규정에 맞춰 처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