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요구한 경찰 엄정하게 처리해야

최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건과 관련된 법조 비리의 핵심으로 주목받은 홍만표 변호사가 구속 기소된 후 ‘검찰이 면죄부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이 변호사법과 조세범처벌법, 지방세기본법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세간의 시선이 집중됐던 검찰 로비와 관련해서는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의 홍만표 변호사에 대한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논란으로 세상이 떠들썩한 상황에서 전북 경찰도 똑같은 구설에 올랐다. 음주운전 관련 피의자에게 “돈이 있으면 성의껏 달라”며 암묵적으로 500만원의 뇌물을 요구한 경찰관에 대해 파면 결정한 것이다. 이는 뇌물 요구 경찰을 형사처벌 하지 않고 봐주겠다는 노골적 선언이다. 만인이 평등해야 할 법 앞에서 검경이 제식구는 봐주거나 솜방망이 처벌 하고, 일반 국민에 대해서만 엄정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것이 무슨 법이며, 사법 질서란 말인가.

 

공교롭게도 최근 도내에서는 공무원 범죄가 꼬리를 물고 있다. 순창군청 공무원, 부안군청 공무원, 그리고 김호수 전 부안군수 등이 뇌물 관련 혐의로 사법처리 수순에 들어가 있다.

 

순창군청 6급 공무원의 경우 관급공사 편의 대가로 업체에 뇌물을 요구했다가 구속됐다. 인사비리와 하도급강요비리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부안에서는 하수종말처리장 공사 수주대가로 뇌물을 받은 6급 공무원이 구속됐고, 설상가상으로 김호수 전 부안군수까지 뇌물 혐의로 27일 구속됐다.

 

이번 경찰 사건도 똑 같은 뇌물 사건이다. 전주 완산경찰서 A경위는 이달 초 음주운전자와 동승했다가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고교 동창에게 “돈이 있으면 성의껏 달라”며 암묵적으로 500만원을 요구한 혐의로 감찰조사를 받았다. 전북경찰청은 지난 20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A경위에 대해 ‘파면’을 결정했다. A경위가 뇌물을 요구했다가 미수에 그친 사건이지만 공무원이 피의자에게 돈을 가져오라고 한 것은 엄연한 뇌물죄다. 따라서 형사사건으로 다뤄야 마땅하다. 그런데 전북경찰은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행정처분 하고 끝냈다. 이런 식의 잣대라면 최근 구속된 순창공무원도 파면 정도의 징계만 받으면 될 일이다. A경위처럼 뇌물을 요구했지만 실제 받지 않았지 않은가. 범죄를 파헤치고 거악을 뿌리뽑아야 할 검찰과 경찰이 제식구 감싸기에 노골적이라는 논란을 검경 스스로 불식시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