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위 역사에 묻힌 망자 위로하다

전주민예총, 제1회 진혼제 개최…시, 동학혁명 역사벨트 계획

▲ 지난달 29일 곤지산 초록바위 정상에서 열린 제1회 초록바위진혼제에서 심홍재 집행위원장이 화와 해를 끼치는 귀신을 물리치는 화해귀 부적을 쓰고 있다.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인데 하지 못해서 부끄럽고 감사해요. 우연히 기사를 보고 명복을 빌기 위해 찾아 왔어요.”

 

지난 29일 곤지산 초록바위 정상에서 열린 제1회 초록바위 진혼제. 동네 주민과 예술인들 사이 제례의식 공간을 두리번거리는 20대 젊은 남성이 눈에 띈다. 어떻게 알고 찾아왔냐는 물음에 진중한 답변을 마친 그는 묵념을 이었다.

 

제1회 초록바위 진혼제가 열렸다. 이번 진혼제에는 한상렬 목사, 이윤열 동학혁명 기념관 관장을 비롯한 서학동 주민과 예술인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초록바위는 김개남 등 동학교도들과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당한 곳으로 지역의 오랜 아픔과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전주민예총(회장 이형로)은 역사에 묻힌 망자를 위로하고 역사적 상징성을 되살리기 위해 진혼제를 마련했다.

 

진혼굿을 알리는 고시레를 시작으로 초록바위 원혼을 위한 마련된 고사상에서 차례를 지냈다. 이형로 회장이 직접 작곡한 퓨전전통음악 연주 아래 부정굿, 혼맞이굿, 청배, 기복굿, 송신굿 등이 이어졌다.

 

이 회장은 “6~7년 전부터 진혼제를 열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시의 협조로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의식을 준비하게 됐다”며 “앞으로 더 내실 있고 의미 있게 꾸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진혼제에 참석한 김병수 전주시 전통문화과장은 “전주가 동학농민혁명 주요 역사적 위치로 조명됨에 따라 초록바위터를 중심으로 동학농민혁명 역사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다”며 “시민들도 이에 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행사를 준비해 반갑고 꾸준히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