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의 우열을 가리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더구나 명예와 금전적 보상, 미래에 대한 무언의 보장이 뭉뚱그려져 있는 공모전의 경우에 그 어려움은 더욱 심해진다. 세상에 난무하는 예술상들이 모두 이 어려움을 비껴갈 수 없으니 심사를 둘러싼 잡음 또한 여간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심사를 둘러싼 잡음이 자주 들려오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 보인다.
첫째는, 예술계에 은연중 만연하고 있는 성과지상주의이다.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보다, 공모전에서의 수상을 창작의 커다란 지향점으로 삼는 이들이 너무 많다는 뜻이다. 그 집착의 정점에 이런저런 단위의 공모전이 있다.
둘째, 작품의 미적 가치보다 앞서는 정실문화이다. 사제지간, 학연, 혈연 등으로 복잡하게 얽힌 우리 예술계의 풍토가 결국 치명적인 덫이다. 웬만한 심사위원은 이 정실의 덫에 붙들리는 순간 작품의 예술적 가치에 대한 안목이 흐려져 버리는 게 현실이다.
셋째, 제도적 미비함이다. 많은 공모전들이 심사위원 회피제 등을 통해서 심사의 공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의 그물은 성기기만 하고 이를 뛰어넘으려는 인간의 욕망은 식을 줄 모른다. 더 촘촘하고 강력한 제도적 보완만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예술에 대한 많은 이들의 순수한 열망이 오롯이 보호받으려면 이와 같은 논란은 사라져야 한다. 결론은 제도보다 문화를 먼저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자신의 창작행위에 대한 평가를 가장 냉정하게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창작자 자신이다. 오로지 공모전에서의 수상을 통해서 창작의 고통을 보상받으려 하는 일그러진 풍토가 바뀌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