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준비하는 수능 '반수'

도내 대학생 학업 중도 포기 꾸준히 늘어

도내 모 대학의 2016학번 새내기 박모 씨(20)는 지난달 첫 학기를 마치고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친척 집으로 향했다. 여름방학 동안 서울에 있는 입시학원에 다니며 반수를 준비하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박씨는 학기 내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박 씨는 “희망했던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뒤로 매사에 자신감도 떨어지고 의욕이 사라진 것 같다”고 했다. 고등학생 시절 ‘우등생’ 소리를 들으며 학내 심화반에 들어가 치열하게 대학 입시를 준비했지만, 수능 당일 몸 상태가 안 좋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학과도 괜찮고, 집과 가까운 대학교에 합격했으니 한 번 다녀보라”는 부모님의 권유에 어렵게 입학을 결정했다. 하지만 한 학기 동안 학교에 다녀보니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친구들에 비해 자신이 작게만 느껴지고, 만약 이대로 졸업하더라도 취업을 할 일이 걱정됐다.

 

대학생이 되어 처음 맞는 방학에 고3 수험생 시절을 생각하며 다시 입시 정보를 찾는 새내기들이 있다. 대부분이 대학의 이름이 졸업 후 취업 준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에 좀 더 나은 대학으로 옮기려는 의도다.

 

이처럼 주변에서 들려오는 취업난 소식에 어렵사리 입학한 대학에 휴학계를 내고 5개월 남짓 남은 수능을 다시 준비하는 대학 새내기들이 적지 않다.

 

휴학하고 수능을 준비하는 ‘반수’는 대학생 신분을 유지하면서 수능을 준비하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복학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 공시 포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4년제 대학의 평균 학업 중도 포기 학생 비율은 2015학년도 4.13%, 2014학년도 4.18%, 2013학년도 4.15%로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수도권 대학에 비해 비수도권 대학의 중도 포기학생 비율이 높다.

 

전국 17개 시·도 중 도내 4년제 대학의 평균 학업 중도 포기 학생 비율은 전남·강원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평균값 4.13%보다 웃도는 수준이다. 2014학년도에도 평균 4.18%에 전북은 4.86%의 수치를 보였으며, 2013학년도에도 평균 4.15%에 전북이 4.80%의 수치를 보였다.

 

특히, 최근 3년간 도내 4년제 대학의 평균 학업 중도 포기 학생 비율은 4.80%, 4.86%, 4.89%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내 모 재수 전문 입시학원 관계자는 “최근 반수를 준비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어 여름방학에 맞춰 반수생만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대입 반수생반을 개설했다”며 “여름방학을 앞두고 학원 상담실로 대학 신입생들의 반수에 관한 문의 전화가 많이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