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불꽃을 기대한다

▲ 안봉호 군산본부장

회광반조(回光返照)란 사자성어가 있다.

 

‘빛을 돌이켜 거꾸로 비춘다’는 의미로 일몰(日沒)때 태양광의 입사각(入射角)이 6도 이내가 되면 상층권에서 태양광이 반사돼 일시적으로 하늘이 더 맑아지는 자연현상을 말한다.

 

해가 지기 직전에 일시적으로 햇살이 강하게 비추어 하늘이 잠시동안 밝아지는 자연 현상이다.

 

죽음 직전의 사람이 잠시동안 정신이 맑아지는 것처럼 사물이 쇠멸하기 직전에 잠시 왕성한 기운을 되찾는 경우를 비유하는 표현으로서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호롱불의 기름을 다 태우고 몸체까지 태울 때 일어나는 마지막 불꽃으로 촛불이 꺼지기 직전 ‘화악~’하고 타오르는 마지막 불꽃이라 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지는 해가 더 작렬하고 뜨겁다’고 회자하기도 한다.

 

회광반조는 본래 중국에서 사자성어로 유래했다.

 

사람이 살면서 명예·이익·권력 등 자신의 욕심에 이끌려 세상을 온전하게 바라보지 못하다가 죽을 때가 임박하면 온전한 정신이 한 번 생기는데 바로 이 맑은 정신을 가지고 지나온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며 반성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동안 군산지역에는 30년 안팎의 공직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소위 ‘공직생활의 마지막 열차’를 탄 기관장들이 부임하는 일이 허다했다.

 

그러나 ‘군(軍)생활 말년에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스럽게 밟는다’는 말이 있듯이 이런 기관장들의 대부분은 지역발전을 위해 마지막 열정을 쏟아 붓는 일이 드물었다.

 

단지 별탈없이 지내는 것을 최상의 목표로 삼고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면서 떠나 시민들로부터 곱지않은 시선을 받았다. 그럼에도 최근 부임한 류중빈 신임 군산해수청장(57)에 대해서는 과거와는 달리 ‘군산항의 발전을 위해 공직생활의 마지막 열정을 바칠 것’이라며 군산시민들이 거는 기대는 높다.

 

군산은 항구도시로 류청장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항구적인 준설대책 마련과 함께 군산~중국 석도항의 국제카페리선 항차증편현안이 그것이다.

 

군산항은 도내 유일한 항만으로 전북의 해양물류 젖줄 역할을 해 옴으로써 지역발전을 견인해 왔지만 심각한 토사매몰현상으로 신음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항구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은 강구되지 않아 왔다. 아니, ‘포기상태’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해수청장의 힘만으로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전북도와 군산시 및 정치권과 힘을 합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군산~중국 석도항을 오가는 한중카페리선의 운항횟수증편문제는 코앞에 닥친 과제다.

 

인천항과 평택항이 한중카페리항로 국내 운항의 93%를 점유하고 군산항은 7%에 그치고 있어 지역발전을 위해 군산~석도항 운항횟수증편요구가 봇물터지듯 터져 나온 상태다.

 

중국 측도 이 항로의 운항횟수증편에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오는 8월 한중 해운회담에 한국 측의 의제로 설정되면 그만이지만 아직 희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문제는 해수청장의 열정과 의지다.

 

인생의 황혼(黃昏). 우리는 기다리지 않지만 언젠가 마주쳐야 한다.

 

공직자로서 황혼에 들어선 류 청장이 회광반조를 되새기면서 군산항 발전을 위해 마지막 불꽃을 멋지게 태우리라 기대한다.